매일신문

평양 24시-관혼상제(중)

평양의 경흥거리에 있는 '경흥관'은 북한 청춘남녀들의 결혼식장으로 인기가 높다. 보통 공휴일이나 근무 이외 시간에 치러지는 결혼식은 이같은 공공장소 이외에도 일반집이나 직장 회의실 등지에서 조촐하게 진행된다.

결혼식날 신랑은 테트론양복을 입고 왼쪽 가슴에 김일성 배지를, 오른쪽 가슴에 꽃을 단다. 신부는 연분홍빛 짧은 치마와 저고리 차림으로 역시 왼쪽 가슴에 김일성 배지를 단다.식장에는 신랑, 신부가 같이 입장하며, 주례는 하객을 일으켜세운 상태에서 성혼선언을 한다. 결혼식에 참석한 하객들의 축의금 액수는 친척과 친구의 경우 1인당 5~15원 정도. 북한 근로자들의평균 임금이 1백15원임을 감안할때 후한 편이다.

직장 동료들은 보통 회람을 돌려 축의금 액수를 적고 나중에 임금에서 공제하기도 한다. 그러나최근에는 심각한 경제난의 여파로 축의금을 현금으로 내기보다 자기가 먹을 양식과 선물을 가져가는 추세다.

결혼식이 끝나면 신랑신부는 3~4일간의 휴가를 얻게 된다. 신혼여행은 보통 인근 김일성동상을찾아가 사진촬영을 하는 것으로 대체된다.

그러나 결혼후 부부가 즉시 신접살림을 차리기는 쉽지 않다. 심각한 주택난으로 결혼신고후에도주택을 배정받을 때까지 부부가 별거하는 사례가 허다한 실정이다.

〈金英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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