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월산(月山)스님 다비식 안팎

한국불교의 선풍(禪風)을 진작해온 큰 봉우리 월산(月山)스님은 한줌의 재가되어 훨훨 사라졌다.하늘도 옅은 눈물을 간간이 뿌렸다.

10일 오전11시 경주 불국사경내 불국광장에서 치러진 월산스님 영결식. 전국각지 스님들과 신도등 1만여명의 조문인파들이 물결쳤다. 조계종원로회의의장 혜암(蕙菴)스님. 조계종총무원장 월주(月珠)스님등 불교계 중진스님들이 오랜만에 자리를 함께했다. 이인제경기지사 서석제·김일윤신한국당의원등도 참석했다. 정갈한 법복을 입은 여신도들은 슬픔을 주체못해 연신 눈물을 훔쳤다.독경소리 가득한 영결식은 2시간여만에 끝나고 법구(法柩)가 선원 정혜료앞으로 향했다. 울긋불긋한 1천여개의 만장이 1km가량 늘어서 토함산 골짜기를 메웠다. 노란·흰국화로 만들어진 꽃상여가 법구를 모시고 나아갔다. 16명의 제자들이 상여를 모셨다.

만공(滿空)선사로부터 받은 '시십마(是什磨: 이게 뭐꼬)'라는 화두에 평생을 몰입한 월산스님. 이제 "평생을 돌고 돌았으나 한 걸음도 옮긴 바 없으니 본래 그자리는 하늘땅보다 먼저니라(廻廻一生 未移一步 本來其位 天地以前)"이란 임종게(臨終偈)를 남겨놓고 다시 '무(無)'가 되기위해 연화대에 도착했다.

이윽고 법구가 연화대에 들어갔다. 참나무가 나머지 빈 공간을 꽉 메웠다. 오후 2시쯤 다비대 주위에는 두손을 합장하고 경을 외는 소리가 높아졌다. 연화대에 불을 당기는 거화(擧火)의식을 위해 중진스님이 다시 모였다.

한 스님이 갑자기 큰 목소리로 외쳤다.

"노스님, 집에 불들어갑니다!" 세번의 연이은 외침이후 연화대에 불이 타올랐다. 잿빛연기가 토함산을 휘돌아 하늘로 치솟고 골짜기에는 신도들의 합장이 길게 이어졌다.

불국사는 다비 19시간만인 11일 오전9시 습골(拾骨)의식을 마쳤으나 사리수습과 사리공개여부에대해서는 문도의 논의를 거쳐 결정할 계획이라 밝혔다.

〈朴埈賢·柳承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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