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李仁濟)경기도지사의 독자출마 선언으로 연말 15대대선은 신한국당, 국민회의, 자민련, 민주당 등 여야 4당의 후보를 포함하는 5자대결로 치러지게 됐다. 그리고 다섯 후보 모두 일정수준이상의 득표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열이 쉽게 가려지던 역대 대선과는 사뭇 다른 양상으로 선거전이 전개될 전망이다.
후보간 본격적인 합종연횡이 모색될 수 있을 것이고 조기에 양자 내지 3자대결 구도로 좁혀지지않을 경우 권력분산 논의나 내각제 개헌론 그리고 보수대연합 등 상정 가능한 시나리오들이 판을치는, 그야말로'시계(視界)제로'의 상황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 같다.이지사의 독자출마 선언과 탈당, 신당 창당의 수순은 당장 이제 겨우 가닥을 잡아가는 듯하던 이회창(李會昌)대표의 신한국당에 치명상을 입힐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신한국당은'희망사항'이던이지사의 출마 포기를 전제로 수립한 대선전략의 대대적 수정이 불가피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정권 재창출에 먹구름이 드리운 만큼 신한국당을 포함한 여권이 주체가 되는 반DJ 연합전선 구축이나 권력구조 개편에 관한 논의가 시작될 소지도 만들게 됐다. 또 9월말과 10월을 맞아서도 이대표의 지지도 회복 불능이 가시화될 경우 신한국당은 후보사퇴 논의 재연과 분당 등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소지도 없지 않다.
이지사의 출마로 또 다른 피해자가 있다면 조순(趙淳)민주당총재다. 조총재는 이지사의 참신한 이미지에다 지지층도 지식인과 젊은 유권자 그리고 여성으로 중복된다는 점에서 표의 잠식이 심각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정치권 일각에서는 양 진영 모두 '필승구도'라고 상정하고 있는 이지사와 조총재 간의 연대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반면 8백만 이상의 고정표를 장악하고 있는 국민회의는 '표정관리'에 들어가야 할 만큼 유리한고지를 선점하게 됐다. 따라서 현재 각종 여론조사상의 모든 대결구도에서 단독 선두인 김대중(金大中)총재의 현재기조를 유지하면서 악재 방지와 승기 장악을 위한 자민련과의 DJP연합에 치중하는 한편 반호남, 반DJ구도 구축의 와해에 주력할 것이다. 한 마디로 국민회의의 향후 전략은다분히'부자 몸조심'이 될 것이다.
자민련의 김종필(金鍾泌)총재 역시 자신에 의한 자력 집권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이지사의 출마는JP에게 다양한 선택의 여지를 만들어 줄 것으로 보인다. 우선 DJP연합에다 내각제를 매개로 한반DJ전선 구축에도 동참할 여지를 만들게 됐고 가능성이 낮아 보이던 보수대연합 구도까지도 자신의 대선구상에서 상정할 여지를 만들 수 있게 됐다.
한편 이지사의 출마선언 배경에는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한국정치판의 불확실성과 경선이후에도사그라들지 않는 자신에 대한 높은 인기도, 그리고 낙선할 경우에도 당에 남아 후일을 기약하며근신했을 때보다 정치적 영향력 측면에서 더 큰 지분을 가질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세대교체 바람의 주역으로 높은 대중적 지지도를 기반으로 할 경우 경선불복이라는 비판을 극복할 수도 있다는 판단도 했을 법하다. 그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주창하는 정치 명예혁명의첫 출발이 세대교체에 있음을 강조하고"매우 험난한 길을 갈 것이고 많은 시련과 어려움이 따르게 될 것"이라며"민심의 바다에 저를 맡긴다"고 호소한 대목도 같은 맥락이다.하지만 이지사는 출마선언과 동시에 해결해야 할 몇 가지 어려운 과제도 함께 안게 됐다. 당장그는 민주주의 원칙을 원천 부정했다는 굴레를 벗어나야 한다. 또 냉엄한 현실 측면에서 선거를치를 돈과 조직의 열세문제도 그의 앞을 가로막을 것이다. 당장 출마를 선언하는 시점에서 따르겠다는 현역의원이 선뜻 나서지 않고 있는 점은 그의 앞에 놓인 험로를 예고하고 있다.〈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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