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李仁濟)지사의 입장표명을 예의 주시하고 있던 청와대는 13일 아침 최종적으로 출마를 결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당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정치적 경륜과 식견이 있는 분이어서 현재 당이 처한 입장을 충분히헤아릴 줄 알았는데…"라면서 말을 맺지 못하고 허탈해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결코 당에 도움이 안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왜 이런 결정을 했는지 안타깝기 짝이 없다"면서도"정치적 신의와 약속을 저버린 이씨가 과연 얼마나 지지를 얻을 수 있겠느냐"고반문, 애써 평가절하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청와대는 이씨가 독자출마할 경우 신한국당 이회창(李會昌)후보에게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보고 그동안 이를 막기위해 당 지도부와 함께 갖은 노력을 다해왔다.
김대통령은 2차례나 이씨를 청와대로 불러 당의 결속과 단합에 협조할 것을 당부하면서 벌써부터 김광일(金光一)정치특보를 앞세워 이씨 측근인사들에 대한 단속작업을 병행해왔다. 지난 8일저녁 주요 당직자들을 한자리에 불러 놓고 총재직 이양을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11일 저녁에는 직접 이씨에게 전화를 걸어 강한 톤으로 신중한 행보를 거듭 주문했다. 이날김대통령은 지난 71년당시 신민당 후보경선때 2차투표에서 김대중(金大中)후보에게 역전패하고흔쾌히 승복했던 자신의 얘기와, 92년 민자당 경선결과를 외면한 채 당을 나간 후 몰락한 이종찬(李鍾贊)씨 경우를 적시하면서 마지막까지'소매잡기'에 나섰던 것으로 전해졌다.이 때문에 고민하던 이씨가 독자행보를 거의 포기하는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결국 당총재라기보다 이씨의 정치적 대부(代父)격인 김대통령의 만류마저 떨치고 제갈 길로 나선이씨의 결정은 김대통령에게 심대한 상처를 입힌 셈이다.
이날 아침 김용태(金瑢泰)비서실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김대통령의 반응은 즉각 알려지지 않았지만 김대통령은 예정대로 이날 오전 추석연휴 휴식차 청남대로 떠났다.
〈吳起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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