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4자회담 2차 예비회담 표정

○…남북한과 미국은 18일 뉴욕에서 4자회담개최를 위한 제2차 예비회담 첫날 회의를 마친 뒤 3자간에 비공식 막후절충을 가졌으나 북측이 식량지원과 대북경제제재 해제를 요구하는 바람에 합의도달에 실패.

이날 비공식 접촉은 중국 대표단의 양해를 얻어 뉴욕시내의 한 호텔에서 약 1시간30분 동안 계속됐는데 김계관 북측 수석대표는 "북한과 미국간의 적대관계가 아직 남아있고 남북한간에도 상호불신이 있는 만큼 식량문제와 제재완화에 성의를 보여야한다"면서 본회담 성사 이전에 이를 보장할 것을 요구.

이에 대해 찰스 카트만 미국 수석대표는 "그동안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세계식량계획(WFP)의 호소에 부응해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라면서 "그러나 식량지원을 4자회담 참석조건으로 연계할 수는 없다"고 일축.

카트만 수석대표는 이와 함께 "그동안 국제기구를 통해 북한에 지원한 식량배분의 투명성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다"면서 북한에 지원한 곡물이 군용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일부의 주장과 관련,투명성 확보문제를 거론.

또 한국측의 송영식 수석대표는 "한국도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남북적십자 회담과 국제기구를 통해 3차례나 북한에 곡물을 지원했다"면서 "북한의 식량사정은 구조적 문제로 인도적 지원에만 의존할 수 없기 때문에 4자회담에 응해 구조적 해결방안을 상호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이에 대해 북한측은 "한.미 양측의 입장을 심각히 검토해 보겠다"고 밝히기는 했으나 2차 예비회담에 임하는 북측 대표단의 자세가 전반적으로 경직돼 있어 본회담 개최문제가 이번에 타결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게 회담장 주변의 공통된 분석.

한편 북측 김수석대표는 첫날 공식회담에서 기조발언을 통해 미-북 평화협정 체결과 주한미군 지위문제의 논의를 의제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을 되풀이 하면서 "한국이 무기를 계속 사들이고 있다"고 주장하는 등 종전보다 더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고 한 관계자가 전언.

○…남북한 대표단은 회담시작에 앞서 잠시 환담을 나누는 가운데 본회담 개최문제를 놓고 뼈있는 농담을 주고받는 등 회담벽두부터 신경전을 전개.

먼저 우리측의 송 수석대표가 북측 김계관 수석대표에게 "추석은 잘 쇠셨느냐"고 묻자 김 수석대표는 고개를 끄덕이며 "추석을 미국에 와서 쇠셨느냐"고 되물었고 이에 송대표는 "올해는 공교롭게도 서울에서 한번, 뉴욕에서 한번, 두번을 쇠었다"며 추석당일인 지난 16일에 서울을 떠나 뉴욕에 도착했음을 설명.

송 수석대표는 이어 "추석선물은 가져오셨느냐"고 물었는데 북측 김 수석대표는 "송 대표께서는팔삭동이를 만들어내는데 선수 아니냐"고 다소 퉁명스럽게 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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