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동진의 야구보기

지난 18일 박찬호가 선발 등판한 LA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를 지켜본 팬들은느닷없는 관중들간의 폭력 사태를 볼 수 있었다.

이날 사건은 단순한 라이벌을 넘어선 두팀간의 뿌리깊은 '앙숙'관계에서 비롯됐다.같은 뉴욕에 본거지를 두고 브루클린 다저스와 뉴욕 자이언츠로 출발한 두 팀은 지난 58년 함께서부로 넘어오면서 마치 '로미오와 줄리엣'에서의 몬테규가와 캐플렛가처럼 1백여년의 처절한 경쟁을 벌여왔다.

양팀은 모두 1천9백32번 싸워 자이언츠가 9백79승 9백53패로 간발로 앞서고 있지만 서부로 이적한뒤에는 다저스가 3백62승 3백40패로 앞서고 있다. 또 자이언츠가 뉴욕시절 5번 월드시리즈를제패했고 다저스는 LA로 옮긴뒤 5번 우승을 차지해 막상막하를 기록하고 있으나 최근에는 다저스가 우위를 점하고 있는 상태다.

상대적으로 침체에 빠져 있던 자이언츠가 다저스에 대한 라이벌 의식이 심각한 적개심으로 발전하게 된 것은 지난 93년 월드시리즈 제패의 꿈이 다저스때문에 무너진 것이 계기가 됐다.18일 투런 홈런으로 박찬호의 14승 꿈을 무산시킨 베리 본즈를 당시 피츠버그에서 거액으로 들여와 전력을 강화한뒤 조 수위로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던 자이언츠는 마지막 3연전에서 다저스에게 내리 3패를 당해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되고 말았다.

이때 다저스는 이미 탈락이 확정됐으나 "자이언츠에게만은 질 수 없다"며 총력전을 펼쳐 자이언츠의 발목을 잡았다. 결국 이런 구원이 구단 직원들이 관중들에게 "BEAT DODGERS(다저스를쳐부숴라)"라는 피켓을 나눠주게하고 양팀 팬들간의 주먹 다툼까지 낳게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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