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DJ의 대구방문

27일 김대중(金大中)국민회의총재의 대구방문은 여러모로 관심을 끌었다. 김총재가 지지율 1위로올라선 이후 첫 방문길이어서 대구경북민의 반응이 어떻게 나타날지 관심사였다.김총재가 교동시장을 찾을 때는 수십명의 시민들이 몰려들었고 악수를 청하는 시민도 꽤 많았다.국민회의 관계자들은 "대구가 이정도라면 벌써 정권을 잡은거나 마찬가지"라며 고무되는 모습이었다.

이날 의원, 당직자, 기자단등 1백명에 가까운 대규모인원이 김총재를 수행했다. 지난 7월말 대구방문때 고작 수십명이 수행했던 것에 비해 분위기나 규모가 크게 달랐다. 힘이 잔뜩 실려있음을느낄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총재의 대구방문에는 몇가지 개운찮은 맛을 남겼다.

김총재는 도쿄에서 열린 한일축구전 관람을 위해 28일의 대구일정을 취소했다. 보름전부터 잡혀있던 스케줄을 갑작스레 바꿔 사람들의 원성을 샀다. "국민회의측이 만나자고 요청을 해 일요일을 비워놓고 기다렸는데…"라는게 한결같은 푸념이었다.

김총재는 이날 좀더 당당한 모습을 보여줬으면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꼭 한번만 도와달라"는등 시종 애원조로 얘기를 했다. 그는 "(대선에서) 세차례나 실패하고 인생의 마지막 기회"라면서 "이번에 떨어지면 끝장"이라는 말도 했다. 김총재의 절박(?)한 심정은 이해되지만 정치인으로 당당치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대구상의방문시에도 13명의 초청대상자중 단 2명만이 참가했다. 자리를 지킬수 밖에 없는 회장,상근부회장 두명을 제외하곤 나머지 부회장, 감사등은 출장이나 일정을 핑계삼아 불참했다. 물론대부분 신한국당 재정위원을 맡고 있는 기업인인 탓이겠지만 그외에 부담스런 그무엇이 있지 않았을까.

일국의 대통령을 바라보는 분이라면 좀더 세심하고 당당하면서도 사람의 마음을 헤아려주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지나친 바람일까.

〈朴炳宣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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