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구소여권 사라진다

소련이 해체된지 5년이 넘도록, 그대로 사용되던 낫과 망치가 그려진 붉은 표지의 소련여권이 마침내 러시아에서 사라지게 되었다. 러시아 정부는 1일부터 붉은 바탕에 러시아를 상징하는 쌍두독수리 문양이 새겨진 러시아 여권을 새로 발급하고 옛 소련 여권은 모두 바꾸기로 했다.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30일 14~16세의 청소년 30명을 크렘린 대통령궁으로 초청해,이들에게 직접 새 여권을 수여하면서, 독자적인 여권 발급을 기념하는 행사를 가졌다. 러시아에서는 여권이 해외여행을 할 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14세 이상의 전국민에게 발급해 신분증의 역할을 하며, 여권을 발급받으면 은행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등 준성인의 대우를 받게된다.그동안 러시아가 독자적인 여권을 발급하지 않았던 것은 보수파가 장악하고 있는 의회의 반대 때문이다. 아직까지 소연방 부활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않고 있는 공산당 등 보수파들은 러시아의독자적인 여권 발급을 반대해왔다.

이 때문에 이미 국제법상 없어진 소련이 러시아 국민의 여권에는 존재하는 모순이 빚어지기도 했다. 옐친 대통령은 여권 교체를 의회의 동의가 필요없는 대통령 포고령으로 강행해, 여전히 소련여권 유지를 요구하는 의회의 반발은 여전하다.

〈모스크바·金起顯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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