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강릉앞바다에 침투한 북한무장잠수함에서 미국 메노나이트교회가 기증한 구호식품인쇠고기통조림이 뒤늦게 발견됐다고 국방부가 17일 밝혔다. 그것도 지난 8월중순 한.미합동군사훈련에 참가했던 미군관계자들이 경남 진해 해군작전사령부에 옮겨놓은 북한잠수함 시찰과정에서밝혀졌으며 정부는 그동안 이를 숨겨왔다. 1년이 넘도록 군사용으로 둔갑한 구호물품을 찾지못한우리의 능력도 한심할뿐 아니라 인도적인 구호식량을 군사용으로 전용한 북한당국의 실체를 확인하게돼 우려가 크다.
지금까지 한국과 국제사회에서 북한측에 지원한 구호품이 탈북자들의 증언과 여러경로를 통해 군용으로 사용되거나 특권층에 배정된다는 증언은 있었으나 물증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북한의 '굶주린 주민들에게 공정하게 분배한다'는 말은 믿을 수 없게 됐으며 대북식량지원의 투명성보장이 시급한 과제로 등장했다.
우리정부와 국민, 국제사회는 지금까지 대북식량지원에 여러가지 논란이 있었으나 굶주리는 북한주민들의 참상을 외면할 수 없기때문에 지원을 계속해왔다. 그런데도 북한당국이 이를 악용, 도와준 동족의 생명과 재산을 겨냥한 도구로 사용함으로써 대북식량지원의 당위성이 퇴색될 수밖에없다. 정부는 물론 국제사회도 지원식량이 주민들에게 분배될 수있는 방안을 강구한후 지원을 해야 할 것이다.
북한에는 지원식량의 분배과정을 확인하기위해 세계식량계획(WFP) 직원 몇명이 상주하고 있으나북한이 이들의 활동을 극히 제한하고 있고 광범위한 지역에서 이뤄지는 구호품분배과정을 일일이밝히기는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다.
정부는 국제구호단체와 함께 이번 물증을 토대로 북한당국에 강력한 항의와 함께 지금까지 제공된 구호양곡의 분배가 제대로 이뤄졌는지를 재점검해야 한다. 곁들여 북한당국의 투명한 분배에대한 답변을 얻어 내고 향후 구호식량에 대한 투명성보장을 위한 국제기구의 감시를 강화하는 방안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북한이 식량부족을 국제사회에 호소하면서도 군사비를 늘려 공격력강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한다는 사실을 '97년 국방백서'는 밝히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북한주민들을 위한 구호식량이 군사용으로 전용된다면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위험이 아닐수 없다.아울러 잠수함 침투사건이후 1년이 넘도록 중요한 증거물을 찾지못한 당국의 책임을 엄중히 따져야 한다. 미군에 의해 증거물을 발견하고도 이 사실을 숨긴데 대한 정부의 태도도 질책을 받아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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