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합종연횡-DJP연합

"합의문 착수... 성사 단계"

다소 삐걱거리던 국민회의와 자민련간의 후보단일화 협상이 일단 본궤도에 올랐다.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총재가 후보단일화를 위해 내각제 형태와 개헌시기 등에 대해 자민련측의 요구를 수용할 수 있다고 나서는 등 적극성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회의 한광옥(韓光玉)부총재와 자민련 김용환(金龍煥)부총재는 이에 따라 20일, 회동을 갖고합의문 작성작업에 착수한다. 한부총재는 이날 협상에서 자민련이 주장하고 있는 독일식 순수내각제와 15대 국회말 개헌요구를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국민회의는 또 23일까지내각제 형태와 개헌시기, 공동정권하의 각료배분 문제 등 실무차원의 합의문 작성을 끝내고 24,25일쯤 합의문을 발표한 후 양 김총재간의 회동을 통해 협상을 마무리짓자고 제안할 방침이다.하지만 협상파트너인 자민련측은 선뜻 자신의 속내를 비치지 않고 있다. 자민련은 국민회의가 협상을 서두르는데 대해 일단은 비자금 정국에서의 탈출구 마련과 DJ대세론을 확정짓기 위한 방편이라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협상을 진척시키기 위해서는 각종 쟁점에 대해 자민련이 확실히 믿을 수 있는 보장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자민련측이 모든 협상내용을 문건을 통해명문화하자고 제안한 것도 이때문이다.

협상의 당사자인 김종필(金鍾泌)총재에게서도 이같은 분위기가 감지된다. 단일화 협상에 대해서는될수록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김용환부총재가 협상진척 내용을 알려 오지만 김총재의 굳은 표정은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자민련의 한 관계자는 "김총재 심기가 최근들어 더욱 불편한 것은 사실"이라며 "실무소위에서 합의문을 작성한다 하더라도 정국 상황에 따라 협상이 무위로 끝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국민회의측이 협상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 주느냐 여부가 협상타결의 관건이라는 말이다.양측간의 협상 전망이 이처럼 불투명한 것은 또 정국상황에도 있다. 국민회의측은 최대한 협상시기를 앞당긴다는 입장이지만 자민련은 비자금 정국과 여권의 갈등 등 정국 상황을 더 지켜보자는입장이다. 현정국이 어느 방향으로 튈지 모르는 상황에서 미리 결론을 내릴 필요가 없다는 게 자민련의 여전한 입장이다.

야권 후보단일화 협상이 국민회의측 기대대로 순조롭게 결론이 나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봐야 한다.

〈李相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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