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TV를 보면서

요즘 사극을 보고있노라면 장대한 스케일에 등장인물의 의상, 세트등의 변화가 눈에 띄게 변한것을 알수 있다. 극의 내용이 흥미있기도 하지만 지금까지의 드라마와는 달리 고증에 충실한 흔적이 역력하다. 왕실의 위용은 그나라의 부와 위상을 말해준다. 그러기에 임금의 자태와 의상, 왕실의 주변환경, 절제된 궁중법도등은 철저한 고증아래 구성되어야 한다. 세계화의 물결속에 오늘본 우리의 영화나 드라마가 내일이면 다른나라에서 방영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자칫 우리의 반만년 역사의 거대한 뿌리가 너무 가볍게 보이지 않을까 우려된다. 우리는 반만년의 역사속에서침략만 받았을 뿐 한번도 다른나라를 침략한 적이없는 온순한 '백의민족(?)'이라고 자랑하고 있다. 그런 관점에서 본탓일까? 지금가까지 드라마속의 우리 포졸들은 어찌 그리 힘도 없을까. 어릴적 대나무로 만든 것도 그보다는 나을법한 활을 쏘고 있는 그들을 보며 과연 거북선이라는 최초의 철갑선을 만든 나라라고 그 누가 생각이나 할까. 물론 드라마속의 소품은 상징적인 요소로 쓰이지만 장난감 같은 우리의 칼과 보기만 해도 무섭기까지한 날이 시퍼런 일본검을 보면서 우리의청소년들은 과연 무슨생각을 할까? 나는 역사를 공부한 사람도 아니고 고고학 학자도 아니지만우리는 스스로 격을 낮추고 있지 않나 하는 우려감에서 하는 얘기다. 우리에겐 중국의 자금성 만한 규모의 성은 없지만 우리의 고화(古畵)속의 왕의 행차를 보면 어떤나라보다도 장엄하고 엄숙한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말만으로 우리문화의 우월성을 세계에 자랑할 순 없다. 이제는 모든것이 개방되어 스스로 보고 판단하는 만큼 이런 류의 영화나 드라마는 소품하나에도 관심을 가져야할 것이다.

〈이철진-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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