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한국 親이-反이 정면 충돌

이회창(李會昌)총재의 기자회견 직후부터 여의도 신한국당사 주변은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한 이총재측과 비주류측 사이에는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돌았다.

'떠날 사람은 떠나라'며 목소리를 높이는 이총재측에 대해 민주계 등 비주류측은 정치적 배신행위라며 후보사퇴 투쟁을 선언하고 나서면서 각 계파들의 대책모임이 심야까지 곳곳에서 계속됐고23일에는 각 계파모임과 별도로 초.재선의원들도 각각 전체모임을 갖고 입장정리에 나서는 등 신한국당의 내분은 중대 고비에 접어들고 있다.

○…백남치(白南治), 하순봉(河舜鳳), 서상목(徐相穆), 김영일(金榮馹), 변정일(邊精一), 황우려(黃祐呂)의원 등 원내7인방과 강재섭(姜在涉),김용갑(金容甲)의원 등 이총재측 핵심 측근의원 25명은이날 오후부터 여의도 부국증권빌딩에 있는 이총재 후원회사무실에서 긴급 대책회의를 가졌다.3시간여 동안에 걸친 마라톤회의에서는 김대통령과 민주계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고 '이제 우리가 갈 길은 싸워 이기는 외길뿐'이라며 결의를 다졌다. 이들은 "탈당파들이 하루라도 빨리탈당해주는 게 최선"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후보사퇴서명운동도 적극 저지에 나서기로 했다.또 이들은 김대통령이 끝내 탈당을 거부할 경우 당명 개명을 통한 제2의 창당으로 김대통령과의결별 수순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총재측은 본격적인 세대결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아래 동시 다발적으로 지지의원 모임을 갖는 등 지지세 확보에 나섰다.

이날 저녁 홍준표(洪準杓), 김문수(金文洙)의원 등 10여명의 초선의원들이 모임을 갖고 조만간 지지입장을 밝히기로 했고 23일 서울출신 원내외위원장들의 지지모임이 예정돼 있는 등 이총재측은24일까지 1백여명이상의 지지의원을 확보, 대규모 지지모임을 가진다는 계획이다.○…민주계 중심의 비주류측의 이총재 성토모임도 곳곳에서 벌어졌다. 당무회의에서 이총재의 지도력 부재를 지적하면서 후보사퇴를 직접 요구하고 나선 서청원(徐淸源), 신상우(辛相佑)의원 등민주계 핵심인사들은 연쇄적으로 회동을 갖고 이총재의 기자회견에 반발했다. 이들과 김수한(金守漢)국회의장, 김덕룡(金德龍), 김명윤(金命潤), 신상우, 김정수(金正秀)의원 등 '민주계원로.중진6인'은 이날 오찬회동을 갖고 "후보사퇴론을 공식적으로 수순을 밟아 나가겠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박관용(朴寬用), 김무성(金武星), 김길환(金佶煥), 이경재(李敬在)의원 등 청와대출신 인사들도 이날 별도 모임을 갖고 1~2일 사태추이 등을 지켜본 뒤 다시 모임을 갖기로 했다.이들은 이어 서청원의원 등과 만나 이총재의 후보사퇴서명운동 추진방안 등을 깊숙하게 논의한것으로 알려졌다.

○…관망파들도 여론과 사태추이를 예의 주시하는 모습이었다. 김덕룡 선대위원장은 이날 저녁계보사무실인 여의도 21세기국가경영연구회사무실에서 이재명(李在明), 이상현(李相賢), 이신범(李信範), 조웅규(曺雄奎)의원 등 원내외위원장 13명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모임을 가졌으나 계보차원의 공식입장을 정리하지는 못했다. 이자리에서 김위원장은 "중대한 사안인 만큼 고뇌의 시간이필요할 것 같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중 맹형규, 이신범, 홍준표의원 등 그동안 이총재를 지지해온 개혁 초선의원들과 별도 모임을가지기도 했다.

이총재의 후보 사퇴론을 제기했던 이만섭(李萬燮)고문도 박범진(朴範珍)의원 등과 만났고 이해구(李海龜), 이성호(李聖浩)의원 등 이한동(李漢東)대표측 인사들도 긴급모임을 갖고 대책을 숙의했다.

〈徐明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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