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청와대 회담제의 반응

23일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대선후보 연쇄 개별회동 제의에 대해 신한국당 이회창(李會昌)총재측은 충격을 금치 못하면서 김대통령의 이중플레이에 대한 의심을 더욱 깊게 가졌다. 연쇄회담첫회동자가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총재이기 때문이다.

집권여당 후보를 제친 경우는 이전에는 없었다. 실로 파격적인 셈이다. 게다가 이총재측은 이총재가 김대통령의 탈당을 촉구한지 하루만에 개별회동이 나왔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이와관련 윤원중(尹源重)총재비서실 부실장은 "오라니까 가기는 간다. 당당하게 갈 것이다"며 뭔가 불만에 가득찬 표정을 지었고 다른 한 측근은 "김대중총재를 가장 먼저 만나고 그리고 창당도안한 이인제(李仁濟)전지사를 초청한 것은 중대한 의미가 있다"면서 "대통령이 하는 일이란 매사가 이총재를 죽이려는 것"이라며 극도의 흥분감을 나타냈다.

특히 이날 이총재측은 청와대회담 일자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는 등 매우 예민하게 나왔다. 이회창총재는 조홍래(趙洪來)청와대정무수석과 당사에서 만난뒤 25일로 회동일정을 발표했다가 이미24일 김대중총재와 회동사실이 알려지면서 선약을 들어 급히 11월 1일로 연기했다. 이에 대해 이총재의 한 측근은"어떻게 집권여당후보와의 면담을 김총재 뒤로 잡느냐"면서 "이는 김대통령의본색이 드러난 것"이라고 톤을 높였다. 물론 이에 대해 청와대측은 김대중총재의 일정때문이라고서둘러 해명했다.

그래서 이총재의 일부 측근들은 청와대회동 불참을 주장하기도 했는데 다수는 청와대회동에서 탈당을 더욱 강도높게 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에 비해 자민련의 김종필(金鍾泌)총재는 김대통령의 진정한 의도에 대해 궁금증을 표하며 다소유보적인 태도를 보였고 민주당의 조순(趙淳)총재는 이번 회동이 신한국당내분에서 비롯되었다는판단아래 잘하면 이회창총재의 대안으로 부상될 수도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 젖어있다. 또 가칭국민신당의 이인제(李仁濟)전경기도지사는 자신의 정치적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표했다. 이같은 각당의 각양각색 반응은 23일 조홍래청와대정무수석의 각 당 후보방문에서도 잘 드러났다.

〈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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