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자위대 군함 승선

도쿄 사가미만(相模灣)일대에서 실시된 일본 해상자위대 관함식(觀艦式)을 참관하기 위해 26일 자위대 함정에 승선해 해상무력 시범을 취재할 기회를 가졌다.

사흘전부터 시작된 해상자위대의 이번 행사에는 신청자 18만명 중에서 추첨된 약 6만명의 일반시민들도 참가해 10여대의 함정에 분승했다. 각국 대사관의 외교관들도 초청됐고 기자는 이들과같은 함정에 승선할 수 있었다.

전형적인 가을날씨였으나 약간 높은 파도속에 헬기로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총리가 도착하자 행사는 시작됐다. 이날 시범훈련에는 함정 46척, 대잠초계기 PC3 등 항공기 47대가 참가했다.끝없이 늘어선 군함들의 행렬과 잠수함 공격용 로켓발사, 헬기 선상이착륙, 잠수함 부상, 비행정해상이착륙 등 해상자위대의 첨단군사기술을 이용한 훈련 모습들이 약 3시간 동안 파노라마처럼연출됐다.

하시모토 총리는 행사 인사말을 통해 "새로운 미일방위협력지침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각종 조치가 구체화되면 자위대는 이에대한 적절한 대응을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범은 군악대의 선상음악회, 자위대 제복 패션쇼등 축제분위기 속에 진행됐다.이번 행사를 주최한 한 해상자위관은 "군사력이라는 무거운 느낌보다 국민과의 거리를 좁힌다는의미에서 이같은 행사를 준비했다"며 올해 해상자위대 관함식은 21회째라고 말했다.일본 해상자위대의 무력시범을 보고 두려운 느낌이 든다고 한 중국인 기자가 말하자 해상자위관은 "일본의 군사대국화는 국민들이 반대한다"며 "어디까지나 방위를 위한 군사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행사를 지켜본 한 외교관은 "이번에 공개된 첨단기술을 갖춘 해상장비들 가운데는일본만이 유일하게 생산 보유하고 있는 공격용 무기도 다수 포함돼 있으며 계속해서 군사력이 증강되고 있는 것을 보면 방어만을 위한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관함식이 열린 이날은 지금으로부터 53년전인 1944년 '가미가제(神風) 특공대' 제1진이 처음으로미군 함정으로 돌입해 전원이 몰사했던 바로 그날이었다.

〈도쿄·朴淳國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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