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필리핀 '마르코스 보물찾기' 법석

'마르코스의 숨겨진 보물을 찾아라'

지난 89년 사망한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필리핀 대통령의 은닉 재산 추적문제로 필리핀사회가 아직도 곤욕을 치르고 있다.

지난 86년 민주화시위에 굴복, 해외로 망명할때까지 집권 20여년간 마르코스가 국외로 빼돌린 거액의 비자금중 현재까지 밝혀진 돈은 스위스은행에 동결된 3억5천여만달러(약 3천여억원) 등 극소수(?)에 불과하다. 아직까지 2백억달러로 추정되는 엄청난 돈이 종적을 감춘채 '은닉 재산 사냥꾼'들의 추적을 받고 있다.

마르코스가 밀림에서 우연히 금 항아리를 발견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부정축재설을 일축했던이 어마어마한 재산은 현재 해외은행 등에 숨겨져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반면 마르코스의부인 이멜다는 필리핀 국내에 묻혀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사실 파악이 안되고 있는 실정.

그러나 최근 호주 출신 은닉 재산 사냥꾼 레이너 자코비가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았던 마르코스의비자금 4억6천여만달러가 필리핀국영석유회사 등의 이름으로 스위스계좌를 통해 돈세탁된 사실을확인했다고 밝혀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문제는 한때 마르코스의 비자금을 추적하기 위해 필리핀정부에 의해 고용됐던 그가 마르코스 재산 은닉에 현 필리핀정부도 연루됐다는 주장을 펴고 있기 때문. 그가 증거로 제시한 스위스 은행가 피터 리터 저러스 박사의 서한에는 마르코스의 재산을 추적해온 필리핀의 '좋은 정부를 위한대통령 직속 위원회'(PCGG)와 마르코스의 6촌인 피델 라모스 현 필리핀 대통령까지 혐의가 있는것으로 드러나있다.

그러나 이같은 주장에 대해 마르코스 자금을 관리해온 것으로 알려진 피터 리터 박사는 "리터 저러스라는 이름을 써본 적도 없다"며 이 자료가 날조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흥미로운 사실은 1백만 온스의 금괴 거래 내역까지 포함된 이 문제의 서한에 "내 고객(마르코스의 친인척)이 이득을 보지 못해 당황스럽다"는 내용이 담겨있는 것. 어쨌든 최후의 수혜자가 누가되든지간에 한동안 필리핀은 '마르코스의 보물 찾기' 이야기로 떠들썩할 것 같다.〈金英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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