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총재 강경자세 비주류 진로 고심

반(反)이회창(李會昌)총재측 인사들 가운데 탈당자가 속속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이총재측은 "더이상 당을 혼란 속으로 빠뜨리지 말고 나가려면 빨리 나가라"는 강경자세를 취했다. 이총재는 또1일 당수뇌부 5자회동에서도 "반DJP연합 또한 현실성을 떠나 DJP연합처럼 이념과 정체성 도덕적가치를 도외시한 정략적인 것"이라고 거부함으로써 당내 반DJP연대 추진세력의 주장을 일축했다.이에 대해 반이총재진영은 "이총재가 스스로 물러나지 않으면 달리 길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어차피 다른 길을 가야하는 것 아니냐"는 판단을 하고 있다. 당내 잔류파와 관망파들도 "당에 남아 다른 길을 모색한다는 것도 점점 가능성이 멀어지는 것 아니냐"며 고민에 휩싸여 있다.▨주류

이총재진영은 단호한 입장이다. "나갈테면 하루라도 빨리 나가라"는 것이다. 이총재가 직접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내 반이진영 다수가 생각하는 반DJP연대에 대한 이총재의 언급을 보면이들에게 선택을 강요하는 측면도 없지 않다.

이총재의 측근들이나 주요 당직자들의 이야기는 훨씬 더 구체적이다. 민주계 사무처직원들로부터거센 항의를 받고 사과했지만 김태호(金泰鎬)사무총장이 했다는 "청와대와 민주계가 나라와 당을망쳤다"는 말이 이총재측의 솔직한 심경을 그대로 표출한 것이다. 민주계는 김총장의 말을 "민주계는 빨리 당을 떠나라"는 뜻으로 해석하고 있고 당안팎의 시각도 마찬가지다.또 이총재는 1일 이한동(李漢東)대표, 김윤환(金潤煥), 박찬종(朴燦鍾), 김덕룡(金德龍)공동선대위원장 등 5자회동에서도 "단순히 수적 계산만으로 누가 되든 한 사람을 반DJP후보로 뽑자는 것은민주주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사실상 자신의 사퇴를 전제로 한 모든 논의를 거부한 것이다.

한편 이총재진영은 그동안 비판적 중도입장을 취하던 이한동대표가 31일 대전에서 "나갈 사람은나가고 남은 사람들 만이라도 이총재를 중심으로 뭉쳐 정권 재창출에 노력하자"며 사실상 이총재지지를 선언한 사실에 매우 고무됐다. 이대표는 또 "야당의 DJP연합에 맞서 당을 승리로 이끌 사람은 이총재뿐인 만큼 이총재의 정치 대혁신을 신조로 삼아 승리하자"고 강조했다.이총재의 한 측근은 이와 관련, "이를 계기로 이총재를 반대하는 세력은 소수 민주계로 한정됐다"며 "이인제(李仁濟)전경기지사를 지원하고 싶으면 당을 떠나는 것이 도리일 것"이라고 못박았다.▨비주류

반이(反李)진영은 선택을 강요당하는 국면이다. 31일 서석재(徐錫宰), 김운환, 한이헌(韓利憲)의원등이 탈당한데 이어 2일과 3일 연이어 탈당할 인사들이 적게는 4~5명, 많게는 7~8명이 나올 전망이지만 여전히 당에 남아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해보자는 당 잔류파들도 조만간 이총재 지지냐 아니면 탈당이냐의 기로에 설 전망이다.

당의 화합과 신한국당 중심이라는 전제를 내걸고 반DJP연대에 무게를 실어온 박찬종, 김덕룡위원장 등도 이총재의 완강한 입장으로 선택을 강요당하고 있다. 이들은 최근 부쩍 고민이 많아졌다고 한다. 물론 결론은 아직 유보상태다.

이들외에도 민주계 중 잔류파 역시 이총재의 완강함에'작전'변경을 모색할 전망이다. 신상우(辛相佑)의원 등'국민연대'추진세력들은 아직 이총재에 대한 압력행사를 더 지속하겠다는 전략으로 주로 이총재에 대해 회의적인 초.재선의원들을 전면에 내세울 계획이다. 또 대표적인 반이 인사인서청원(徐淸源)의원도 탈당이냐 잔류후'이회창흔들기'냐를 놓고 고민 끝에 당내에서 구락부 형태의 반이모임을 결성하는 방안까지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도 언제까지나 당에 남아 되지도 않을 소리를 외칠 수 만은 없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따라서 조만간 대량 탈당사태는 없을 지라도 결국 이들은 탈당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다음주 초 탈당, 신당합류가 예상되던 이수성(李壽成)고문이 청와대 방문 후 탈당을유보했다는 소식은 이들에게'김빠지는'소식임에 틀림없다.

〈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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