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러 정상회담 의미

강택민 중국국가주석과 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간의 정상회담은 양국이 추구하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21세기를 향해 한차원 높게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된다.

양국정상회담에서 가장 돋보인 문제해결은 통상, 무역분야에서의 협력증진은 물론 중국으로 볼때청조이래 양국간 본쟁의 불씨가 돼온 동부국경선문제를 합의함으로써 양국간의 분쟁요인을 완전히 제거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극동 하바로프스크 일부를 제외한 4천3백30km에 이르는 동부국경선 획정작업은 지난 91년부터시작돼 93년에 들어 진전을 보기 시작, 최근 길림성동부에 마지막 국경표지가 설치됨으로써 작업이 완료됐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정상이 서명을 함으로써 오랜세월 분쟁의 현장이던 동부국경이 평화와 상호협력의 국경선으로 변하게 됐음을 대내외에 과시했다.

약50km에 이른 나머지 지역도 오는 연말까지는 완전합의에 이른다는 목표로 양국이 협상을 진행중이다.

경제협력면에서 러시아는 지금까지 양국무역액이 지난해 68억달러에 머무는 미약한 수준으로 정치적 관계에 비해 크게 뒤지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이 때문에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2000년까지 교역액을 2백억달러까지 끌어올리는 방안에 합의했다.

러시아의 이르쿠츠크에서 천연가스를 중국으로 수송하는 3천여km에 이르는 대규모 가스관 건설사업 합의도 향후 한국과 일본까지 이어지게 될 전망이다.

옐친대통령은 이번회담에서 중국의 인권문제에 직접 거론을 피함으로써 경제중심의 실리외교에서벗어나지 못했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그러나 양국정상회담에서 보다 주목되는 것은 중.러 양국이 유대, 협력을 강화해 초강대국인 미국을 견제하겠다는 의도가 담겨있다는 점이다.

특정국가의 국제질서 주도와 패권주의 반대를 강조함으로써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독주를 견제해나가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초 예상됐던 김정일의 당총비서 취임을 비롯 4자회담등 한반도정세등은 양국정상회담에서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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