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스타일 구기는 TJ

DJT연합에 대한 자민련 TK의 반발기류가 확산되면서 가장 곤혹스런 입장에 처하게 된 사람은박태준(朴泰俊)의원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달 28일 JP와의 단독회동이후 DJ와 JP로부터는 TK의 대표성을 인정받고 있으나 정작 자신의 최대 원군이라고 할 수 있는 자민련 TK인사들로부터는 홀대를 받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주부터 이탈세력 방지를 위해 자민련 TK인사들을 개별 접촉해 잔류를 설득하고 있으나 상당수 인사들이 탈당 움직임을 보이는 등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의익(李義翊)의원은 12일 자민련을 탈당해 13일 신한국당에 입당할 예정이고 박종근(朴鍾根)의원은 자신이 초청한 오찬에도 응하지 않은채 탈당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심지어 최근까지만 해도 자신과 행보를 같이해온 박준규(朴浚圭), 박철언(朴哲彦)의원도 비협조적이기는 마찬가지다. 박준규의원은 "DJP를 지원하겠다는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박의원이경제분야나 안보문제 등으로 DJP에 합류했으나 TK를 대표한다고 할 수는 없다"며 평가절하하는입장이다. 박철언의원이 갖는 박의원에 대한 불만은 또 다르다. TK 독자세력화를 통한 DJT연대를 구상해온 박의원은 박태준의원이 다른 TK인사들과는 한마디 상의도 없이 DJP에 합류한 것을두고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난 9일 보도자료를 통해 DJT를'70대 세분 원로의 장수만세 무대'라고 규정하고 "기쁨조 역할을 할 수 없다"고 비난한 것도 다분히 TJ를 겨냥했다고 할 수 있다. TK 독자세력화를 위해 추진했던 21세기모임도 박의원의 자민련 입당으로 흐지부지된 데다 TK는 아랑곳없이 산업화세력의대표라면서 DJT에서 지분을 행사하려 한다는 부정적인 시각이 바탕에 깔려있는 것이다.박의원에 대해서는 국민회의내에서도 회의론이 만만찮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의원의 합류로 DJ에대한 TK의 지지세 확산을 기대해온 국민회의는 박의원의 합류에도 10%%대의 지지율이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는 데 대해 불만이 가득하다. 특히 지난 6일 DJT 3자회동을 가진후 대구를 방문했지만 방문성과가 거의 없는 것 아니냐는 푸념이 나올 정도다.

또 당내문제도 박의원을 곤혹스럽게 하기는 마찬가지다. 전당대회를 통해 대대적인 총재 추대자리를 마련하려 했던 구상이 한영수(韓英洙)부총재 등 당내 충청권의원들의 반발로 무산된 것이다.궁여지책으로 오는 21일 전당대회 대신 중앙위원회를 통해 총재추대 절차를 밟기로 했으나 출발선상에서부터 스타일을 구기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박의원에 대한 비판적인 기류가 완연한 것을 볼때 박의원이 DJT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李相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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