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 서울의 한 대학생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적이 있다. 필자가 지은 물리에 관한 책을 읽고 전화를 걸어온 것이다. 질문도하고 대화도 나누고 싶다기에 책에 나오는 물리적인 질문에 비교적알기 쉽게 설명하던 차에 그 학생이 책의 어느 부분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딱딱한 물리에 관한 얘기를 물리적인 사실만을 바탕으로 쓴 책에 감명이라는 단어가 나올만한 부분이 전혀 없는데도 말이다. 얘기인즉, 이 책의 머리말에 나오는 이태리의 물리학자 페르미에 관한 것이었다.
페르미는 중학교 시절에 이미 독자적인 실험을 통해 '자이로스코우프의 원리'를 발견했다는 일화가 있다. 물론 이 원리는 오래 전에 발견된 것이었고 페르미가 발견하지 않았을지라도 그는 고학년의 수업을 통해 습득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 일화의 핵심은 페르미가 지식의 습득을 통한 이해 없이 발견한 데에 있다. 이러한 능력은 누가 억지로 시켜서 나오는 것이 아니고 자기 자신의본능에 가까운 자연현상에의 관심에 의한 것이다. 페르미의 이러한 능력은 선천적인 것과 후천적인 것이 잘 조화되어 발휘되었을 성 싶다. 물론 후천적이라 함은 교육의 영향이다.이 학생의 애기는 자신은 어렸을 때부터 물리학에 관심이 많았지만 물리학을 못하고 다른 쪽을선택했다는 것이다. 우리 교육에서 똑똑하고 재능 있는 학생의 대명사는 일반적인 모든 교과목에서 우수한 성적을 올리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이 전체의 평균능력을 상향시켜 줄 지는 몰라도, 특별한 재능을 가진 학생이 그 재능을 마음껏 발휘하도록 여건을 만들어주지는 않는다. 수능시험이며칠 남지 않았다. 이번 수능시험에서도 미래의 아인슈타인이 몇명이나 사그러지지 않을까 하는염려를 해본다.
〈김동희-경북대교수 물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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