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1-자리 나눠먹기식 이·조 합당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내각제 연립정부'를 고리로 양당연합에 합의하면서 대통령후보는 김대중씨,총리는 김종필씨(합의서에서는 자민련측에서 맡는다로 표시)로 자리나누기를 발표 했을때, 상당수국민들은 야합정치의 표본이라고 보았다. 더욱이 권력배분을 50:50으로 갈라먹기하기로 합의한 점에는 주권자인 국민동의 없이 누구 마음대로 김치국부터 마시느냐는 비난의 소리가 높았다.그런데 어제 신한국당의 이회창총재와 민주당의 조순총재가 합당 서명한 사실을 놓고 볼때, 이른바 'DJP연대'와 '이-조합당'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어리둥절해진다. 국민회의가 '대통령중심제'의당강령을 버리고 내각제를 주장하는 자민련과 손잡게 된 배경이야 이미 국민들이 다 알고있는 사실이려니와, 연대 과정은 양당 사무총장등을 내세워 협상모양만은 갖췄었다.

그러나 신한국.민주당의 합당발표와 후보단일화추진은 당공식기구에서 맡은 것이 아니라, 이회창총재동생과 조순총재아들이 실무 협상을 벌여 전격 합의를 이끌어냈다는 보도에는 놀라움을 감출수 없다. 그러잖아도 역대정권의 부패가 친인척과 자녀의 국정개입으로 만신창이가 된 경험에 비추어 이번 협상주역들의 정치간여가 거슬리기 짝이 없다.

지금 신한국.민주당의 통합신당은 이번 대선에서의 정치적 명분을 '3김청산'에 두고 있는데, 통합선언까지의 과정등이 구태(舊態) 그대로여서 신선미가 크게 떨어지게 된 것이다. DJP연대때도 주요 정책의 방향에 대한 조정.합의없이 권력 나눠먹기식의 연합을 성사시켜 많은 국민들이 오늘의정치현실을 개탄했지만, 이.조합당도 정책의 기본틀에 대한 토론이나 조정.합의가 없었다. 지분을70:30으로 한다는 자리갈라먹기부터 명문화(明文化)함으로써 새로운 세기를 대비하는 정당이 아니라 또 언제 '헤쳐 모여'에 우왕좌왕할 정당이 될지 알 수 없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어쨌든 이제 대선구도는 김대중.이회창.이인제 3자대결로 고착되고 있는 것 같다. 반DJP정서에 정면으로 맞서기 위한 막판 이.이연대를 상정할 수는 있지만, 현재로선 3각구도로 굳어질 것으로 볼수 밖에 없다.

지금 신문협회.방송협회 공동주최와 방송 3사의 공동주관으로 후보3인에 대한 검정토론회가 밤마다 열리고 있다. 이인제.김대중후보와의 토론회에 이어 오늘 이회창후보와의 토론회가 있다. 이런토론중계방송과 신문들의 지상중계 기사에 국민들은 가급적 관심을 갖고 후보선택에 참고해야 할줄로 안다. 후보들이 정책대결로 가닥을 잡아나가도록 각 매체와 유권자들의 감시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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