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 이총재 상승세 업고 본격 거론

'이회창-조순연대'로 이회창총재의 지지율이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여권 일각에서 'DJP 연합'을꺾기 위해 국민신당 이인제후보를 '원대복귀'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김덕룡공동선대위원장은 14일 기자간담회에서 '3김정치 종식을 위한 과업'에 이인제후보의 동참을 촉구하며 '이인제후보사퇴론'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김위원장은 "이회창후보와 조순후보의 결합은 3김 정치 종식을 위한 대승적 결단의 첫걸음"이라며 "이인제후보도 역사적 과업에 동참해야 한다. 자칫하면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죄과를 남기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위원장은 "정치인은 국민의 뜻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며 "이후보의 동참을 마지막까지 기대할것"이라고 말했다.

김위원장의 언급은 사실상 이후보의 후보직 사퇴를 촉구한 것으로, 현재의 상태로 대선구도가 고착화되면 '황금분할'로 김대중총재의 승리가 확실시되는 만큼 이회창후보 중심으로 '반DJP 연합'세력이 단합해야 된다는 점을 완곡하게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내 비주류 일각에서도 상황의 변화, 다시 말해 이총재가 지지율 상승으로 2위자리를 탈환할 경우 '이인제후보의 사퇴를 전제로 한 연대'를 검토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없지 않다.이인제후보가 지지율이 높다는 이유로 독자출마를 강행했으므로 지지율이 떨어질 경우 '존재의이유'가 약하지 않으냐는 논리가 그 배경이다.

민주계 일부 의원들이 벌써 이총재 측근들에게 두사람의 마지막 연대 가능성을 차단하지 않기 위해 이인제후보를 너무 매몰차게 비난할 필요는 없지 않으냐는 건의를 했다는 얘기도 들리고 있다.

정작 이총재 본인은 지금까지 이후보와의 연대 가능성에 무게를 싣지 않는 입장을 취해왔다.이총재는 최근 공·사석에서 '원칙없는 반DJP연합'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하는 한편 그 이유로 경선에 불복한 이후보의 도덕성을 거론해 왔다.

그러나 이총재도 13일 조 순총재와의 합동 기자회견에서 "이후보가 사과를 하고 원점에 돌아온다면 같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후보가 후보를 사퇴하고 복귀할 경우 받아들일 수 있다는 얘기다.

이총재의 한 측근은 "이인제후보 탈당의 명분이자 국민신당을 창당하게 한 유일한 이유인 이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할 경우 선거막판 지지도에서나 명분에서 앞서는 이총재쪽으로 단일화돼야 한다는 여론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측근은 "그런 상황에서 이총재에게 후보교체론 압력을 가했던 당내 잔류 민주계 의원들이 이인제후보의 후보사퇴를 위해 뛰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