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문경새재 생태계탐사-조령천의 어류

"훤히 비치는 물속 고유어종들 세상"

훤히비친 물속 고유어종들 세상

문경새재 3관문에서 시작되는 계곡은 2관문과 1관문을 지나 멀리 좌우로 우뚝 솟아있는 주흘산과조령산의 여러 계류와 합류하면서 약 20km를 흐른다. 이 조령천은 문경시 마성면 신현리에서 낙동강 1차 지류인 영강으로 이어진다. 경북대 생물학과 양홍준교수팀은 지난 6월부터 지금까지 3차례에 걸쳐 조령천 중.상류의 어류 서식 실태를 조사했다.

2관문 일대가 첫번째 조사지점이다. 물 속이 훤히 비칠 정도로 맑은 이 곳에는 버들치, 갈겨니,자가사리, 동사리등 4종의 어류가 서식하고 있으며 갈겨니가 압도적으로 많았다.갈겨니는 버들치와 함께 1~2급수의 깨끗한 수질에서 사는 대표적 어종. 이들이 같은 개울에서 살때 버들치가 최상류층, 다음 구역에 갈겨니가 몰려 사는 것이 보통이다. 갈겨니는 피라미와 모습이 비슷해 구별하기 어려우나 비늘이 잘고 눈이 크며 검은 특징을 지니고 있다. 조선시대에는 눈이 검은 것을 빗대어 '눈검정이' '안흑어'라고도 불리웠다.

버들치는 몸이 둥글고 배가 부르며 입이 뾰족하다. 강버들 아래에서 노는 것을 좋아해 버들치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이와 흡사한 것이 버들개로 버들치에 비해 비늘이 더욱 잘다.몸 길이가 10~12㎝인 자가사리는 온 몸이 주황색을 띠며 수염이 나 있어 메기와 닮은 꼴을 하고있다. 퉁가리와 같은 종류이나 퉁가리가 위턱과 아래턱의 길이가 거의 같은데 비해 자가사리는아래턱이 위턱보다 짧은 것이 특징이다. 한국 고유 어종으로 금강, 낙동강, 영산강및 동해로 유입되는 하천에 많다. 물이 맑은 하천 상류의 자갈이 깔린 곳에서 살며 야간에 주로 수서곤충을 잡아먹는다.

두번째 조사지점인 문경읍 진안리 진안교 부근지역은 문경새재 입구에서 아래쪽으로 내려온다.주변에 인가가 많아 먹이가 풍부해서인지 어류상이 비교적 다양한 편이다. 첫번째 지점에 서식하는 종류외에 긴몰개, 쉬리, 모래주사, 모래무지, 돌마자, 버들치, 피라미, 기름종개, 미꾸리, 은어,메기등 14종의 어류가 나타난다.

쉬리는 등이 흑남색이고 배는 희며 몸 중앙에 주둥이 끝에서 꼬리 끝까지 주황색의 세로 띠가 있다. 또 등쪽에 보라색, 배쪽에 노란 띠가 있고 지느러미는 분홍색으로 빛나는등 오색이 감돌고 있어 헤엄치는 모습이 아름답다. 고유 어종으로 몸 길이는 10~15㎝이다. '기생피리', '종달피리'등의사투리로 불리기도 한다.

미꾸리는 미꾸라지와 비슷하게 생겼으나 미꾸라지가 몸이 옆으로 납작한 데 비해 미꾸리는 몸이둥근 편이다. 다른 물고기들에 비해 아가미가 발달돼 있지 않아 창자로도 호흡을 한다. 수시로 물위로 올라와 입을 동그랗게 내밀고 호흡을 하며 들이마신 공기는 항문을 통과하여 물방울로 방출된다. 미꾸리란 이름도 '밑이 구리다'라는 뜻. 항문에서 기포가 나오는 것을 보고 방귀를 뀌는 것이라고 생각해 붙인 이름이다.

고기 맛이 일품인 은어는 윗입술과 아랫입술이 은백색이며 위턱과 아래턱에 빗살같은 이가 나 있는 것이 특징. 수질이 깨끗한 하천 상류에 살다가 산란기인 가을에 바다와 가까운 하류까지 내려갔다 다시 올라온다. 알에서 깨어난 새끼은어는 바다로 내려가 겨울을 지낸다. 보통 15~18㎝의 크기이나 큰 것은 30㎝에 이르기도 한다.

모래무지는 이름 그대로 물이 맑고 모래가 깔린 곳에 살며 때로 모래속에 묻히는 습성이 있다.고유어종인 모래주사는 모래무지와 습성이 비슷하며 돌마자는 가슴에 비늘이 없고 몸의 양 측에불규칙한 암갈색 반점이 흩어져 있다.

세번째 조사지점인 마성면 신현리 석현마을앞 물에는 붕어, 돌고기, 긴몰개, 돌마자,쉬리, 갈겨니,피라미,기름종개, 수수미꾸리, 자가사리, 동사리등 11종의 어류가 살고 있으며 피라미가 가장 수가많았다.

피라미는 수질이 좀 떨어지는 2~3급수 지역에서 활발히 서식하며 전국적으로 가장 흔한 물고기다. 물살이 센 짧은 개울에서는 살수 없으나 수량 확보를 위해 곳곳에 만들어진 댐은 고여있는물을 좋아하는 피라미들에게 최상의 환경이 되고 있다.

수수미꾸리는 낙동강 수계에서만 보이는 한국 고유어종이다. 물 흐름이 아주 빠르고 자갈이 깔린곳에 살면서 주로 부착 조류를 먹는다.

쉬리, 수수미꾸리등과 함께 긴몰개, 동사리, 돌마자도 외국의 하천에서 발견되지 않는 고유 어종이다.

양교수는 "전체적으로 6과 15속 17종의 어류가 서식하고 있으며 비교적 한국 고유어종이 많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글 金知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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