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2-경제부담 안주는 대선전을

제15대 대통령 선거일이 29일 남았다. 선거구도는 이회창(李會昌), 김대중(金大中), 이인제(李仁濟)후보의 3파전으로 압축된 가운데 여론조사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고 있어 더욱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고 있다.

게다가 26일부터 법정선거운동기간이 시작되면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에 각후보 진영은 그 이전에 승세를 굳히기 위해 선거전을 가열시켜 자칫 선거전이 더욱 혼란에 빠질것이 분명하다.

지금까지 각 후보 진영은 대통령이 되어서 나라를 이렇게 이끌겠다는 정책제시보다는 상대 비방과 흑색선전 아니면 지역감정 부추기기나 세대간 감정 파고들기나 개인약점 들추기에 선거전의대부분을 소모했다.

오늘날 우리 경제가 이꼴이 된 것도 따져보면 정부탓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국정을 팽개친채 부정적이고 소모적인 선거전략으로 일관해온 대선후보들의 잘못도 적지 않다.

3후보는 3김청산, 정권교체, 세대교체를 최대의 이슈로 내세우고 있을뿐 집권후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미래에 대한 '비전'제시는 거의 없다시피 했다.

그런만큼 지금부터라도 후보들은 경제를 살릴 수 있는 대안을 제시, 표밭을 가꾸어야 할 것이다.또 21세기 국가경영의 비전과 현안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내세우는 정책대결의 장으로 선거전을바꾸는 것도 바람직하다.

더 이상 저열한 인신공격과 폭로전의 진흙탕 싸움으로 몰아 국민을 혼란에 빠뜨리고 경제위기를심화시켜서는 안된다.

세(勢) 불리를 느낀 후보들중에는 사조직을 통한 지지계층 확충에 유혹을 느낄수도 있겠지만 이미 법으로도 금지하고 있는만큼 정당조직을 통한 당당한 정책대결로 대선전을 이끌기 바란다.일부 후보 진영에서는 "우리가 남이가..."식으로 지역감정을 부추긴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거니와지역감정을 유발해서 득을 보겠다는 발상도 자제해야 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대선전은 돈안쓰는 선거전이 되어야함을 지적코자 한다. 오늘의 경제위기가 '한보'사태, 다시말해 정경유착에서 비롯된것임을 상기할때 어떤 명분을 내세우더라도 금품을 뿌리고 향응을 대접하는 선거 풍토는 탈피돼야할 것이다.

거대한 자금을 살포, 당선된들 정경유착의 포로가 되어 정권의 정통성이 결여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앞으로 남은 선거운동 기간동안이나마 경제난국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정정당당하고 격조 높은선거전으로 인망을 모으고 표를 쌓기 바란다.

그 길만이 집권후 대통령으로서 지도력을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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