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JP총리직 포기 시사

"DJ 지지율답보 돌파구·권력나눠먹기 비난 희석"

자민련 김종필(金鍾泌)전총재가 20일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하더라도 마음을 비우겠다는 의사를 밝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전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내가 언제 총리를 하겠다고 말한적이 있느냐"며 "집권할 경우 총리직은 자민련측에서 맡는다고 돼 있지 누구를 지명하게 되어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즉DJ가 당선된다 하더라도 자신의 지분인 총리직을 포기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이날 김전총재의 발언은 종전까지 자신의 태도와는 확연하게 다른 모습이다. DJP합의과정에서 김전총재는 김대중총재에 대한 신뢰를 문제삼으면서 지분문제를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며 국민회의와 밀고 당기기를 계속했다. 이 와중에 DJP단일후보가 집권할 경우 자신이 총리직을 맡는다는 조항을 구체적으로 삽입해 넣은 바도 있다.

그랬던 김전총재가 갑자기 총리직 포기의사를 밝힌 이유는 뭘까. 김전총재는 우선 DJ의 지지율답보원인을'반JP정서'에서 찾는 당내외 여론을 가장 크게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회의측은DJT이후 지지율이 오르기는 커녕 오히려 3%%가 내려갔다는 자체 진단을 내리고 JP가 총리직에연연하기보다 백의종군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또 자민련 박철언(朴哲彦)부총재도 합의문의전면수정을 요구하고"세대교체에 대한 명시적인 입장표명이 없을 경우 DJ지원 문제를 원점에서다시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김전총재를 압박해왔다. 결국 지지율 하락의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는 비판여론을 이기지 못해 일단 총리직 포기의사를 시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하지만 김전총재가 이날 총리직 포기의사를 밝혔다고 하더라도 그의 진심인지는 더 두고 봐야 할것 같다. 그는 이날 "지지도는 기복이 있는 것이며 거기에 일희일비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또 당내에서 자신의 2선후퇴를 압박했던 박철언부총재를 향해 "거기 말은 꺼내지도 말라"고 말해 박부총재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결국 이날 JP의 발언은 총리직을 다른 누구에게 넘기겠다는 의도보다 DJT가 권력 나눠먹기라는인식을 희석시키고 코너에 몰린 자신의 처지를 모면하겠다는 의도가 짙게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李相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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