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이 우리나라 옷을 입고 다니는데 무슨 특별한 이유가 필요합니까?"누런 한복에 댕기머리를 늘어뜨린 김봉곤씨(27). 초면이지만 약속장소에 미리 나와있는 그를 찾아내기란 식은죽먹기였다. 88년에 지리산 청학동을 뛰쳐나와 방송에 출현, 사람들을 놀라게 했던 '무공해 인간'. 그런 그도 '요즘 사람'이 다 됐나. 건네 받은 호출기며 휴대전화번호가 웬지 멋적게 느껴진다.
"지금도 청학동에 가면 '탈영병'이란 별명으로 통해요. 판소리 재주를 밑천으로 돈 한번 벌어보겠다고 무작정 뛰쳐나왔죠. 우물안 개구리가 싫었거든요"
국립중앙극장의 연극무대로, TV드라마로 또 진행자로 댕기머리를 휘날리고 다니면서 '지혜와 웃음의 청학동'을 비롯한 3권의 책까지 펴낸 김씨. 지난달 첫번째 음반을 발표하면서 이제는 가수라는 호칭까지 덧붙였다.
통일이 된 후 남북의 젊은이들이 한데 모여 즐겁게 춤을 춘다는 내용을 담은 '모란봉 나이트 클럽', 판소리와 댄스음악의 접목이 이색적인 '춘향이의 첫날밤', '화초장' 등 수록곡들의 면면은 '청학동 댕기동자'의 냄새를 물씬 풍긴다.
"댄스음악을 즐기진 않지만, 우리 것을 모르는 요즘 젊은이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방법으로 선택했습니다"
우리 것을 모르는 것은 비단 젊은이들 뿐만은 아니었다. 최근에도 모방송국에 출연하러 갔더니행색만 보고 "우리나라 말을 할 줄 아느냐"고 물어와 기가 찼다는 김씨. 돈을 많이 벌면 청학동으로 돌아가 도시사람들을 위한 교육관을 건립하는 게 꿈이라는 그는 요즘 KBS '파워TV-웃음과행복사이', TBC '이벤트 시선집중'에도 출연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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