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상 휘감는 IMF신드롬

IMF한파로 저성장 고실업 고물가 등이 불어닥치자 우리사회전반이 IMF신드롬에 깊숙이 빠져들고 있다.

직장이나 가정에선 장밋빛 꿈은 간데없다. 대선후보 얘기도 쑥 들어갔다. 미래에 대한 위기감, 불확실성 등 상처투성이뿐인 IMF이야기가 주된 화젯거리가 됐다.

직장인들은 실직을 걱정해야 하고 가정주부들은 고물가에 따른 살림살이걱정이 태산이다.건설업체에 근무하는 박 모 대리(32)는 요즘 출근길이 천근만근이다. 회사에 감원설이 나돌면서부터다. 박대리는 "사무실에 훈훈한 인정 대신 찬바람만 몰아치고 있다"며 "퇴근시간이 지나서도 직원들이 끼리끼리 모여 진로에 대해 걱정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있다"고 말했다.불확실한 미래때문에 결혼을 미루는 예비신혼부부도 있다. 대구시내 혼수전문상가 등에는 불황한파가 몰아치고 있고 점(占)집은 자신의 운명을 맡기는 사람들로 때아닌 IMF특수를 누리고 있다.유통업체의 주부모니터는 전업주부들의 최고인기직종으로 등장했다.

지난달 모니터를 뽑은 지역의 한 할인점은 경쟁률이 10대1을 넘었다. 대구백화점의 경우 4일 모니터 모집공고를 내자마자 30여장의 지원서가 일시에 없어졌다. 백화점판매직도 고졸여사원에서 대졸이상의 전업주부들로 대체되고 있는 실정이다.

대학생들도 학자금마련에 필사적이다. 경북대 북문 주변 전봇대에는 '저액과외', '과외할인', '두과목을 한 과목값에' 등의 문구를 적잖게 볼 수 있다. 불황으로 과외특수가 실종되자 대학생들도 학자금마련에 갖가지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공직사회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대구시 한 직원은 "정부부처 통폐합 지방행정 계층구조 축소 등 조직개편이 현실화되고 있다"며 "안정적이던 공무원들마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李鍾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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