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오전11시 영남대병원 460호. 급성 백혈병에 걸려 투병중인 딸 미선이(14.성명여중 2년)의병실을 한달째 지키고 있던 이종진씨(41.달서구 대곡동 별메 아파트)는 이웃들의 방문을 받고 한동안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같은 아파트 주민들이 미선이의 병원비에 보태기 위해 작은 정성을 모았다며 4백만원이 넘는 돈을 들고 왔기 때문.
이날 이씨가 받아든 돈은 우연히 미선이의 소식을 들은 주민들이 긴급 반상회를 연 뒤 경비실 입구에 설치한 모금함을 통해 10여일 동안 모은 것. 저금통을 턴 유치원생에서부터 반찬값을 아낀주부, 헌혈 증서로 모금을 대신한 고교생까지 이웃들의 정성이 하나둘씩 쌓였다."꽉 막힌 아파트 벽속에 갇혀 평소 어설픈 눈인사조차 나누지 못했던 이웃들로부터 이렇게 큰 도움을 받고나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이씨는 눈시울을 붉혔다.
지난주 초에는 낯모르는 40대 아주머니가 찾아와 "어렵더라도 희망을 잃지 말라"며 1백만원을 이씨 손에 꼭 쥐어 주기도 했다. 서문 시장에서 노점상을 한다는 이 아주머니는 "미선이와 같은 학교에 다니는 딸로부터 안타까운 소식을 듣고 모은 것"이라고 했다. 동료 상인들이 5백원에서 1만원까지 십시일반으로 거둬준 돈을 들고 왔다는 것.
"아들이 재학 중인 덕원고 학생들도 미선이의 혈소판 헌혈을 위해 매일 2~3명씩 찾아온다"며 "지난달 미선이가 백혈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고는 한동안 절망에 빠졌으나 주위분들의 사랑으로희망을 되찾고 있다"고 이씨는 정에 겨워했다. 〈李宰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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