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부동층이 늘어나는 大選戰

대통령 선거를 불과 8일 앞두고 부동층 유권자가 되레 늘어나고 있다한다. 선거 종반에 접어들면부동표가 향방을 결정짓고 후보자간의 우열이 윤곽을 확연히 드러내왔던 전례와는 달리 이번 대선에서는 선거일이 다가 오면서 오히려 부동표가 증가, 선거판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얼마나 차가운 것인가를 실감케 하고 있다. 기업 부도로 직장에서 내쫓기고 연일 주가는 곤두박질을치는 가운데 은행에 맡긴 돈마저 불안하니 대통령 선거전을 바라보는 눈길인들 편안할리가 없다.더군다나 지금의 정치권은 대선전 득표만을 의식, 그처럼 화급한 금융개혁법안의 입법처리를 대선후로 미뤄버린 무신경의 소유자들이 아니었던가. 세비인상과 보좌관 1명 증원 법규를 슬그머니 통과시켰다가 국민적 공분이 일어나자 잠시 유예시켰을뿐 세비를 99년(보좌관 증원은 98년6월이후)부터 자동 인상토록한 것은 어떻게든 여론만 피하고 보자는 얄팍한 심성에 다름 아니라할 것이다.제정신 가진 정치인이요 대선후보라면 이 난국에 허리 띠를 졸라매고 헤쳐나가자는 말 밖에 할말이 없을 터인데도 '네탓'이나 따지고 이룰수 없는 공약(空約)만 남발하고 다니니 민심(民心)이모일리가 없는 것이다. IMF 재협상 문제만해도 그렇다. 현실을 외면한채 소박한 '유권자 정서'만겨냥해서 무턱대고 공약하는 것은 국익에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

그보다는 허리띠를 졸라매야만 하는 현실을 솔직히 인정하고 "나는 이러 이러하게 국난을 극복하겠다"고 확신을 심어주는 것이 대선후보의 당당한 자세다. 그런데도 일부 대선후보 진영에서는 '구전(口傳)홍보단'이란 괴상한 선거운동 팀까지 동원, 시중에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상대후보를 비방하는 흑색선전마저 서슴지 않는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우리 정치권은 언제까지 이처럼 치졸한선거전을 한발자국도 벗어나지 않겠다는 것인지 자성(自省)하기 바란다. 지금은 과거처럼 선심공약이나 하고 흑색선전에다 지역감정이나 부추기는 선거전을 할때가 아니다.

오죽하면 국민들이 "이런 '대선전'은 기권하겠다"고 하겠는가. 각 대선후보 진영에서는 앞으로 남은 1주일 남짓동안이라도 정정당당한 선거운동으로 민심을 결집시키는 계기를 만들기 바란다. 국민들도 내키지 않더라도 이번 대선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냉철하게 판단해서 그 가운데에서나마가장 바람직한 지도자를 뽑도록 노력해야 한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