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위기부른 IMF 재협상론

IMF자금지원에도 불구하고 외환위기는 연말까지 단기외채상환이 어려워 국가부도에 해당하는 외채지급중단선언을 해야할만큼 극도로 고조되고 있다. 그 결과 외환시장은 연일 상승제한폭인 10%%까지 올라 원화는 벌써 멕시코위기때와 같이 올들어 무려 50%%나 절하됐다. 이같이 IMF협상타결후에 오히려 외환위기가 심각하게 재연되고 있는것은 외국투자자들이 한국정부의 IMF와의 협약이행에 불신과 불안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IMF협약에따른 자금지원이 개시되면 한국의 대외신인도가 높아져야하는데 오히려 미국의 주요신용평가기관들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무려 세단계나 낮추었다는 것이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채권마저 인수거부될 정도로 외국투자가들이 한국에 대해 냉담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IMF협약후 한국의 대외신용저하는 대선전(大選戰)에서 득표를 의식한 주요후보들이 IMF재협상론을 들고 나오는 바람에 외국투자가들이 한국의 IMF협약이행을 의심하고 있는데 가장 큰원인이 있다는 것이다. 뉴욕의 주요투자자문회사의 한 간부는 "차기정부가 내년 2월에야 출범하는데 투자자들을 안심시킬 수 없다. 한국이 IMF와의 협약을 이행할 것인지부터 의심받는다는 것은치명적"이라고 했다. 돈 빌려줄 사람들이 빌리는 사람들의 확고한 입장과 자세를 믿을수 없다면빌려주기를 망설일 것은 뻔한 노릇이다.

재협상론은 김대중국민회의후보가 주도적으로 제기했고 이인제 국민신당후보는 2차TV토론에서저성장률.재벌해체.외국인주식투자허용한도 등에 대한 재협상문제를 거론한 바 있다. 특히 김대중후보는 신문광고를 통해 'IMF의 치욕적 타결', '왜, 김대중후보는 IMF재협상을 요구하는가'고 강하게 이를 제기했다가 파문이 일자 '추가협상'으로 후퇴했다. 이인제후보측도 재협상이란 말로 왈가왈부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철회하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사태는 이런 수준으로 진정될 것 같지않다. 정부.기업.금융권이 계속 외화긴급확보에 나서야겠지만 재협상론을 편 후보들도 IMF협약이행의 신뢰를 높일 수 있는 긴급태도표명이 필요하다.물론 IMF협약내용에 불만스런 내용은 있다. 그러나 지금은 그것을 말할 때가 아니다. 어떻게라도국가부도를 막아야 하는 위급한 상황이다. 현정권의 임기가 얼마 남지않은 시점에선 차기에 집권가능성이 있는 후보의 태도는 대외신인도평가의 바탕이 될 수밖에 없다. 득표의 유불리(有不利)를떠나 국가위기극복차원에서 후보들은 재협상론의 분명한 공식철회를 밝히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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