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육식을 즐기는 박모씨(38). 지난 몇달간 직장일로 몸도 지쳐 있었던 차 어젯밤 동창들과어울려 과음을 했다. 술이 덜 깬 상태로 출근하려는데 오른쪽 발에 극심한 통증을 느껴 주저앉고말았다.
발을 보니 오른쪽 발가락 안쪽이 벌겋게 부어 있고 손만 대도 자지러질듯 아팠다. 고통속에 출근해 동료에게 증상을 말했더니 통풍성 관절염 초기라는 것.
놀란 마음에 학생시절 책을 뒤져보니 '통풍성 관절염:단백질 일종인 퓨린의 대사과정에서 최종물로 만들어진 요산이 결정체로 관절주위나 연골조직에 달라붙어 급성 염증성 종창을 유발, 발작적이고 격심한 통증을 수반한다'고 적혀 있었다. 박씨의 직업은 의사다.
예전엔 극히 일부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드물었지만, 과다한 육류나 고단백식품을 섭취하는 식습관이 늘어난 요즘, 유병률이 높아지는 대표적인 질환중의 하나가 통풍성 관절염이다.통풍성 관절염을 일으키는 요산은 체액속에 녹아 있으면 독성이 없다가도 기온이 낮거나 신체 컨디션이 떨어지면 요산염 결정체를 이뤄 관절부위등에 염증을 일으키는 독성을 띠게 된다.다소 가족력이 있으나 유전병은 아닌 통풍성 관절염은 환자의 95%가 남자로 나타나 육류섭취나과음, 과로, 외상 등이 발병원인이라는 점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이 관절염은 다른 류머티스성, 퇴행성, 신경성 관절염과 달리 엄지 발가락부위에 가장 잘 발병하는 것이 특징.
증상은 어느날 갑자기 엄지 발가락이 벌겋게 붓고 만지면 아프고 부어오르다가 통증이 심해지면잘 못걷게 된다. 발작적으로 일으나는 통증은 너무 아파 '바람에 스쳐도 아플지경'이다. 박씨의경우가 전형적인 증세인 셈이다.
초기엔 단발적으로 통증이 생기다 저절로 가라앉기도 하는데 요산이 증가될수록 자주 발작해 나중엔 관절변형까지 가져온다.
통풍성 관절염을 X-선으로 보면 관절주위에 요산결정체들이 마치 크림이나 분필가루같이 달라붙어 있다. 만성일 경우엔 관절뼈에 작은 구멍이 여러개 생긴 것을 볼 수 있다.진단은 혈액내 요산치를 재보는 것이 가장 정확하며 일부 요산염이 귀바퀴 연골부위에 침잠해멍울이 만져지게 되는데 이를 통풍결절(토파이)이라하며 통증은 없어도 통풍환자들에게 많아 진단에 도움이 된다.
치료는 콜키신제제로 발작이 왔을때 통증을 완화하거나 프로베네시드로 소변을 통해 요산을 배출하는 방법을 쓴다. 다른 진통제로는 통증이 가라앉지 않는다.
물론 과도한 음주나 외상을 피해야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퓨린이 적은 음식물을 먹는 식이요법이다.
퓨린제한식이라 일컫는 식이요법은 소변의 요산량을 낮추고 체질의 산성화를 막는다. 약제의 보조수단으로 퓨린 섭취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방법은 △기름섭취를 제한하고 단백질 당질은 적당량 먹고 △물을 충분히 마시고 △알코올을 억제하고 △퓨린이 많은 식품을 삼가고 △정상체중을 유지하고 △과식이나 절식을 피하고 △과일채소류를 많이 먹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퓨린 함량이 많은 식품으로는 내장육류(간 콩팥 염통), 멸치 정어리 고등어 청어등 등푸른생선,말린 오징어, 생선알, 시금치, 호두, 땅콩, 육수등이 있다.
최근 박씨는 식성을 바꿨다. 좋아하는 고기를 봐도 꾹 참고 대신 채소류를 많이 먹는다. 술도자제하는 편이다.
영남대 의료원 정형외과 안종철교수는 "통풍성 관절염이 심할 경우 수술로 달라 붙은 요산 결정체를 제거할 수 있으나 식이요법으로 혈액내 요산량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禹文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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