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어느 신문의 사회면 만화는 우리나라 역대대통령과 현대통령을 '통'으로 풍자했다. 박정희전대통령은 '박통', 전두환전대통령은 '전통', 노태우전대통령은 '물통', 김영삼대통령은 '깡통'이었다. 우리 경제를 'IMF의 관리'로 망쳐논 분풀이로 YS를 깡통으로 표현한 것은 충분히 이해가 되고도남는다. 그런데 YS가 이런 욕(?)을 먹을 수 밖에 없는 것은 5년의 재임기간중 어느 한 순간도 '배타적 독선'을 버리지 못한데서 기인한다. '인사가 만사'임을 자주 말해온 YS는 고위직 인사를 단행할땐 항상 깜짝쇼를 연출하여 주위사람들과 국민들이 놀라는 것을 즐기기까지 했다. 심지어 후계자문제를 두고도 '깜짝놀랄 젊은 사람'을 선택하겠다고 발설하여 40대 대선후보는 자신이 깜짝놀랄 장본인으로 자처하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이렇듯 자신만 아는 독점의식이 정치와 경제에 두루 미쳐 IMF에 백기를 드는 대실수를 낳은 것 같다. 정권말기의 레임 덕 현상은 공직사회에 골고루 퍼져 있을뿐아니라 일부 부처에선 '깜짝쇼'까지 배워 국민들을 우롱하고 있다. 통산부는 대통령 선거의 개표가 진행되는 어수선한 틈을 타 19일 0시 기름값을 17%%라는 큰폭의 게릴라식인상을 단행했다. 유가인상은 IMF와도 협의가 끝난 예고된 것이긴 하지만 '서(西)대중·동(東)회창전'이 치열한 가운데 단행된 기습인상은 납득할 수 없는 처사였다. 패기로 출발한 문민정부가말기에 국민의 지지를 잃고 바람앞에 쓰러지는 풀처럼 주눅이 든 까닭은 이런 '깜짝쇼'가 빚은 불신의 골이 깊어졌기 때문이다. 5년세월을 되돌아 보면 어제 밤에 단행된 '기름값 소동'처럼 분통터지는 일은 한두개가 아니다. 차기 대통령은 당선되기 위해 마구잡이로 남발한 공약들보다 다만한가지 국민들로부터 믿음을 갖는 정치를 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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