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2 및 5·18사건으로 복역중인 전두환(全斗煥)·노태우(盧泰愚) 두 전직 대통령이 각각 구속수감 7백50일과 7백67일만에 특별사면·복권으로 풀려나게 됐다.
한때 검찰의 '공소권 없음' 처분으로 유야무야될 뻔 했던 12·12 및 5·18사건은박계동(朴啓東) 의원의 비자금 폭로와 정부의 5·18 특별법 제정으로 본격적인 단죄의 길로 접어들었다.
이어 지난 95년 11월16일 노씨가, 같은해 12월3일엔 전씨 마저 구속수감되면서 두전직 대통령 구속이라는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로까지 연결됐다.
수사시작 4개월여만인 96년 2월 기소된 전·노씨는 그러나 같은해 3월부터 8월까지27차례의 1심공판과 같은해 10월부터 11월까지 열린 11차례의 항소심 공판 과정에서 검찰과 치열한 법정공방을 벌였으나 지난 4월 대법원이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17년형을 확정함으로써 전직대통령의 신분은 차치하고라도 모든 공민권을 박탈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구속에 앞서 골목길 성명을 발표했던 전씨는 수감초기 단식을 감행하는 등 12·12및 5·18 사건 수사에 대해 강력한 불만을 표시했었지만 단식으로 병원신세를 진이후부터는 식사도 제대로 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등 비교적 순탄한 수감생활을해왔다.
전씨와 달리 수감직후부터 모범적인 수형생활을 해왔던 노씨는 위장병이 도져 통원치료를 받는 등 한때 고생을 하기도 했다.
이들은 수감생활중 재판이 없는 날은 주로 '대망', '토지', '제3의 물결'등 역사서적과 소설, 미래서적은 물론 불경 등 종교와 바둑서적까지 탐독해 수감중의 독서량만해도 1인당 최소한 1백권은 족히 넘을 것이라는 게 법무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또 사면을 예감이라도 한 듯 틈만 나면 명상과 산책, 맨손체조를 하는 등 심신수련에도 적지않은 노력을 기울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는 구속수감 이후 부인 이순자(李順子)씨와 아들 3형제, 이양우(李亮雨) 변호사등을 통해 국내의 굵직굵직한 사건이나 주요 사안에 대해 물어보고 자신의 견해를피력하는 한편 나라 걱정을 적지않게 한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었다.
실제로 한보사건 와중에 국정표류를 근심하는 내용의 편지를 대만총통에 보내려고했던 일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들 두 전직 대통령들은 매주 1~2차례씩 가족과 변호인을 포함, 측근들을 면회했고 이번 대선을 앞두고는 대구·경북지역의 표심을 얻기 위한 각 정당 정치인들의면회를 받기도 했다.
전·노씨는 다른 문제와는 달리 유독 재판시작 때부터 끊임없이 불거져 나온 사면문제에 대해서는 자신의 견해를 밝히지 않았지만 지난 개천절 사면에서 제외됐을때는 상당한 불쾌감을 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대선이 본격화되면서 각당 후보들이 국민화합 차원에서 전·노씨에 대한 사면을 주장했고 국민들 사이에서도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이들에 대한 사면은 시기만 문제였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다.
결국 이들에 대한 사면을 약속한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당선자가 20일김영삼(金泳三)대통령과의 오찬 회동에서 김대통령이 제의한 사면안에 대해 지지의사를 밝히는 형식을 취함으로써 전·노씨에겐 사실상 '재기의 기회'가 주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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