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의 인수인계를 앞둔 김대중(金大中)대통령당선자 주변에 벌써부터 인사잡음이 일고 있다.파탄지경의 경제 살리기를 위해 출범한 비상경제대책위원회 대표내정자가 정부측 대표와 격에 맞지 않다고 자리를 고사하더니 정권인수를 담당하게 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도 중진들간의 알력으로 위원장이 며칠사이에 바뀌는 등 곡절을 겪고 있다.
먼저 대통령직 인수위를 둘러싼 인사잡음이 두드러지고 있다. 당초 위원장으로 내정됐던 이종찬(李鍾贊)위원장이 중진들의 반발에 밀려나면서 위원회 위상까지도 크게 축소된 것이다.당초 지난 주말까지만 해도 정권인수위원회 위원장에는 이부총재가 유력시됐었다. 선거기간동안이부총재가 인수위원장 자리를 맡아 활동해보겠다는 뜻을 누차 밝혔고 인수위 구성과 관련해 자신의 복안을 김당선자에게도 직접 보고하는 등 위원장 내정사실이 기정사실화 됐던 것이다.하지만 이부총재의 인수위원장 내정사실이 알려지면서 조세형(趙世衡),한광옥(韓光玉)부총재 등 당내 주류측 중진들이 발끈했다. 과거 경험을 토대로 할때 인수위는 초대 내각의 조각권을 갖는 등막강한 자리로 비쳐지고 있다. 특히 신주류인 이부총재가 위원장을 맡을 경우 자신들의 위상이 그만치 축소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때문에 조부총재 등은 인수위의 위상과 역할 축소를 강력히 요청했으며 이부총재의 위원장 내정에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김당선자는 22일 이부총재를 직접 불러 "인수위를 실무기구로 하고 위원장도 행정경험이 있는 영남권 인사를 기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과정에서 이부총재 대신 울진출신으로 선거전 국민회의에 입당한 김중권(金重權)전의원이 위원장으로 내정된 것이다.
김전의원은 김당선자가 위원장 교체를 결심하고 난 지난 21일 일산자택에서 장시간 독대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인사잡음은 지난 22일 구성된 12인 비상경제대책위원회 김당선자측 대표자리를 놓고도 빚어졌다. 김당선자는 당초 비상경제대책위 대표로 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를 염두에 두고 대표자리를 맡아줄 것을 요청했으나 박총재가 이를 고사한 것이다. 박총재측은 정부측 대표인 임창렬(林昌烈)부총재와 격이 맞지 않다는 점을 이유로 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 자리 역시 우여곡절을 거친 끝에 자민련의 김용환(金龍煥)부총재로 교체됐다.
정권인수를 앞두고 두 기구를 둘러싸고 벌써부터 이같은 인사잡음이 일면서 새정부 인사정책에우려를 표시하는 목소리도 차츰 높아지고 있다.
〈李相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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