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출업체 "비상구가 없다"

은행권의 외환업무가 마비되고 대출이 사실상 전면중단됨에 따라 연말 자금성수기를 앞둔 수출업체들이 자포자기 상태에 놓였다.

23일 지역수출업계에 따르면 환율이 연일 폭등하자 은행들은 수출용원자재 수입을 위한 신용장개설도 중단했으며 수출주문도 끊기고 기존 계약의 취소사태도 잇따르고 있다.섬유수출업계의 경우 연말 자금수요가 집중된 가운데 자금줄이 봉쇄돼 하루하루를 위태롭게 연명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로인해 업계에는 연말 대량부도위기설이 나돌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도저히 자금을 조달, 부도를막을 방법이 없다며 기업을 포기하려는 심리가 팽배해지고 있다.

또 위기극복을 위해 구조개선계획을 앞다퉈 내놓은 업체중 중 상당수는 며칠새 상황이 더욱 악화되자 아예 자구노력마저 포기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들은 "하루에 수억원씩 환차손이 발생하고 희망이 없는데 물자절약, 경비절감 등 자구노력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털어놨다.

어떻게 손 쓸 방법도 비상구도 없기 때문이다.

중견 섬유업체 한 임원은 "금융기능이 올스톱돼 한계기업은 물론 멀쩡한 기업까지 도산위기에 처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기업을 경영해 나가겠느냐"고 개탄했다. 〈金敎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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