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IMF한파에 달라진 세태

○…"그냥 넘기자니 뭔가 섭섭하고,격식을 갖추자니 호주머니 사정이 여의치않고…"포항공단 근로자들 사이에 예년과는 달리 같은부서 직원끼리 점심식사로 망년회를 때우는'점심망년회'가 성행하고 있다.

강원산업 총무팀 8명의 직원들은 지난 19일 점심시간 시내 중국집에서 자장면 한그릇씩을 먹는것으로 올해 망년회를 대신했다. 특식이라고 해야 만두 한접시. 오후 근무를 핑계로 술은 아예 생략하고 물한잔씩으로 '내년을 위하여!' 건배했다. 이들의 망년회 경비는 모두 2만1천원.포철 홍보팀도 비슷한 망연회를 계획하고 있다. 오는 29일 팀장을 비롯한 9명의 부서원들이 모두모여 점심식사를 같이하기로 했다. 메뉴는 포항서 유명세를 타는 오천칼국수. 이들 역시 경비는아무리 많아도 3만원이하.

토요일인 20일 낮 퇴근길에 회사근처 식당에서 단합대회를 겸한 망년회를 가진 철강관리공단 박재호부장은 "절약정신을 다진다는 의미에서 흥청대던 예전보다 훨씬 알찬 자리가 됐다"고 말했다.〈포항·朴靖出기자〉

○…이농을 해봤자 도시에서 과거처럼 직장을 쉽게 구할수가 없게된 요즘, 농촌지역 농장일꾼에게까지 해고 바람이 드세지고 있다.

군위군 효령면등 대규모 양돈장과 사과농장의 경우 그동안 집집마다 2~4명씩의 일꾼들을 두고 사료주기 돈사청소 사과밭관리등을 전담시켜왔으나 최근 이들 농장들은 수년째 고용했던 일꾼들을대부분 절반 이하로 감원했다. 부족한 일손은 양돈농장의 경우 사업주들이 직접 작업에 나서 인건비를 아끼고 있다.

하지만 졸지에 해고당한 일꾼들은 같은 업종의 일자리를 찾아 농촌 곳곳을 뛰고 있으나 다른곳에서도 사정을 똑같아서 추운겨울을 나야할 판이다.

군위군 효령면의 정모씨(37)는 "특별한 기술도 없어 몸하나로 열심히 일해왔는데 농장사정이 어려워져 나오고 보니 당장 올겨울부터 살아갈 일이 꿈만같다"며 한숨지었다.

〈군위·張永華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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