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할리우드 영화-러닝타임 길어진다

할리우드영화의 러닝타임이 길어지고 있다.

'타이타닉'(감독 제임스 카메론) 3시간 10분, '아미스타드'(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2시간 30분, '재키 브라운'(감독 퀘틴 타란티노) 2시간 22분, '콘택트'(감독 로버트저맥키스) 2시간 30분, '티벳에서의 7년'(감독 장 자크 아노) 2시간 16분.

97년을 며칠 남겨둔 지난해 29일 워싱턴 포스트지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길어만지고 있는 할리우드영화에 대해 회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워싱턴포스트지는 "험프리 보가트의 '카사블랑카'는 1시간 40분으로 모든 것을 얘기했다. 그런데 왜 퀘틴타란티노의 '재키 브라운'은 2시간 22분이나 되는가. 오히려 원작인 엘모어 레오너드의 '럼 펀치'를 읽는 것보다 시간이 더 걸린다"며 비난했다.

'타이타닉'의 예를 보자. 1912년 4월 14일 밤11시 40분 대빙산에 충돌해 새벽 2시20분 완전히 침몰했다. 침몰까지 걸린 시간은 2시간40분. 그러나 영화는 시작하자 마자 곧이어 빙산에 충돌해 무려 3시간 가까이 침몰순간을 담고 있다. 실제 침몰시간보다 더 긴 것. 그것도 제임스 카메론이 영화가 너무 길다는 비판에 따라 3시간30분에 달하던 것을 20분 축소(그는 이를 "섬세한 성형수술"이라했다) 한 것이다.왜 이렇게 길어지는가. 워싱턴포스트지는 '할리우드의 봉건적 군벌'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제임스 카메론, 퀘틴 타란티노, 스티븐 스필버그는 강력한 힘을 가진 군벌이고 그들이 하는 프로젝트에 제작자들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따라갈수 밖에 없다는 것. 자연히 자신들의 영화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같은 욕심을 부려 영화가길어진다고 분석했다. 로버트 저맥키스의 경우 "3시간이 넘는 영화 '포레스트 검프'로 '군벌'의 반열에 들어 관객들을 도외시한채 '콘택트'같은 영화로 자신의 야심을충족시켰다"고 했다.

'타이타닉'의 한 스태프는 "(영화가 길어진 것은) 순전히 제임스 카메론의 아집 때문"이라며 "영화는 자신이 만들어내는 특수효과 하나 뿐"이라고 극언했다.

최근에는 비디오업계까지 확산돼 케빈 코스트너는 '늑대와의 춤을'의 4시간짜리 '스튜디오 컷'을 출시했다.

대중 연예지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지난해 1백50분이 넘는 할리우드 영화는 모두 7편. 96년 3편, 95년 4편에 비하면 두배로 늘어난 수치. 이에 따라 미국 영화 평균러닝타임도 96년 1백5분에서 지난해엔 1백8분으로 늘어났다.

〈金重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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