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당선자는 4일 오후 방한중인 국제 금융계의 큰손 조지 소로스 퀀덤 펀드회장을 일산자택으로 초청, 한국의 외환위기 극복을 위한 투자에 소로스 회장이 적극 나서 줄 것을 요청했다.
이날 회동에는 임창렬(林昌烈)경제부총리를 비롯, 김당선자측 경제전문가인 12인 비상경제대책위의 자민련 김용환(金龍煥)부총재, 유종근(柳鍾根)전북지사 등이 배석했다. 김당선자는 이날 소로스회장이 일산자택에 도착하자 "해피 뉴 이어"라고 덕담을 건네며 맞은뒤 실사구시(實事求是)라고쓴 친필휘호를 선물했다. 소로스회장은 김당선자가 "요즘 바빠서 표구를 못해 미안하다"고 양해를구하자 웃음띤 표정으로 "요즘 집필하고 있는 책의 아이디어가 실용주의에 관한 것"이라고 화답했다. 소로스 회장은 또 자신의 자서전인 '소로스 온 소로스'를 김당선자에게 선물한 뒤 자신이 소장하고 있는 김당선자의 저서 '옥중서신'의 영문판에 김당선자의 사인을 요청했다.거실에서 환담을 나눈 김당선자와 소로스회장은 이어 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적포도주로 건배를하면서 2시간40여분동안 인권문제, 경제문제 등을 화제로 진지한 대화를 나눴다.김당선자는 이 자리에서 "IMF위기를 한국경제 도약을 위한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모든 것을국제기준에 맞춰 개혁해 나갈 것"이라며 "외국투자자들이 돌아올 수 있도록 앞장 서 달라"고 주문했다. 김당선자는 또 "시장경제원칙을 준수하고 IMF가 요구한 우리경제 체질을 개선하는 것은 전후 일본이 '점령개혁'을 통해 경제체질을 개선했던 것처럼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소로스회장은 이에 "내가 할 수 있는 한 돕겠다"고 말하면서도 나름대로 조건을 제시했다. 소로스회장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한(對韓) 투자마인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투명성 보장과 조속한 정리해고에 대한 입장정리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소로스회장은 특히 "한국에 재금융공사같은 임시기구를 만들어 전환채권을 국제시장에 발행하는 방안이 있다"며 "이렇게 된다면 월가에서도 2백억달러 규모의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동에서는 또 소로스회장이 열린사회(Open Society)라는 인권단체를 만들어 매년 3억달러씩 출연하고 있다는 사실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당선자는 소로스회장의 이같은 인권과 민주화지원활동을 높이 평가한 뒤 "금융위기를 겪고 있는 동남아시아의 위기가 권위주의 체제와 무관하지 않다"며 경제와 민주주의의 병행발전을 거듭 강조했다.
〈李相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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