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울화병

'화를 자주 내면 간과 심장이 상한다' IMF 파고를 타고 대량실직, 연쇄부도, 신용공황등 복합적인 경제공황에 따른 사회 전반적인 침체분위기로 인해 최근 울화병(鬱火病)환자들이 늘고 있다.

울화병은 주로 여성의 경우 가족, 부부, 고부간의 갈등을 겪는 30~50대에서, 남성의 경우 감원한파로 미래가 불확실한 직장인들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특히 젊음을 바쳐 일해 온 평생직장에서 밀려난 샐러리맨 등에서 자주 나타나는 이 병은 치미는화를 적절히 발산하지 못하고 억누르는데서 비롯된다.

흔히 화병이라 일컫는 울화병이 생기는 이유는 분노, 놀람, 근심, 슬픔등이 쌓여 인체의 기(氣)를막고 이로 인해 가슴에 열이 뭉쳐지기 때문.

한방에서는 기(氣)가 흐르는 통로를 12경락으로 구분하고 이 경락들은 다시 인체 12장기와 밀접한연관성을 가진 것으로 인식, 기(氣)의 흐름에 따라 건강과 질병유무를 따지는데 울화병은 이 기의흐름에 울체가 생긴 것.

울체란 마치 교통체증과도 같은 것으로 화가 난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당사자만이 느끼게 되는상화(相火) 또는 허열(虛熱)이란 열이 12경락 곳곳을 막게되는 것을 말한다.

한방에서 간은 장군지관(將軍之官)으로 신체내 해로운 물질뿐아니라 정신적인 스트레스까지 해독하며 심장은 군주지관(君主之官)으로 화를 최종적으로 다스려 감정을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그런데 계속된 화로 인해 이들 장기와 연관된 경락의 흐름에 울체가 생기면 간의 스트레스 해소작용과 심장의 감정 조절기능이 떨어지고 외부의 자극에 대해 필요이상으로 흥분하거나 심하면히스테리 증상을 보이게 된다.

반대로 간과 심장에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화를 자주내거나 짜증을 부리게 된다.대표적인 신체증상은 초기에 가슴부위가 이유없이 답답하고 쿵쿵거린다든지 피곤한 증세를 호소하다가 장기화되면 자주 얼굴에 열이 치밀어 오르는 감이 있거나 두통과 어지럼증이 생기고 이때문에 남성은 정력감퇴, 여성은 월경불순과 같은 질환을 유발하게 된다.

또 심리적인 증상은 잘 놀라거나 불안, 신경질, 짜증이 늘고 감정을 폭발적으로 드러내기도 한다.울화병 치료는 우선 기혈의 순환을 원활하게 해주고 열을 식혀주어야 한다. 여기에는 침, 약물, 부항요법 등이 이용된다.

침은 울체된 경락을 자극, 기의 흐름을 소통해 준다.

약물은 목향순기산(木香順氣散), 성향정기산(星香正氣散), 육울탕(六鬱湯), 분심기음(分心氣飮), 억간산(抑肝散)들을 처방하거나 환약으로 소합향원(蘇合香元)등이 효과가 있다.

모두가 경락의 울체된 기를 조절하고 화기(火氣)를 내리는 약제들이다.

부항은 등에 뭉쳐진 기운을 풀어준다.

울화병은 또 분노나 억울함 등이 쌓여 생긴 심리적인 질환이기 때문에 심신의 안정을 꾀하는 것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심신 안정에는 향기, 기공, 단전호흡 등이 이용된다.

레몬향 솔향 라벤다향 등은 심신의 이완을 돕고 뭉쳐진 울화를 푸는 데 효과적이다. 기공과 단전호흡도 정서적인 안정에 많은 도움이 되는 것으로 한방임상에서 밝혀지고 있다.경산대부속 제한한방의료원 정대규병원장은 "울화병은 특히 감정을 잘 발산하지 않거나 인내심이강한 사람들에게서 잘 발병한다"고 전제한뒤 "매사 정신적·육체적인 여유를 가지거나 취미등으로연속된 긴장상태를 벗어나는 것이 예방에 최선"이라고 말했다.

〈禹文基기자〉

▩울화병 예방법

◇항상 여유로운 마음자세를 가지자

◇가족간 갈등은 울화의 원인제공자에 대한 이해와 사랑이 필요하다

◇직장일은 직장을 나서는 순간 잊어버려라

◇운동·취미활동을 가져보자

◇연속된 긴장상태를 차단하라

◇무슨일이든 지나친 경쟁의식은 피하라

◇하루 30분이든 1시간이든 나만의 시간을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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