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사진과 시대의식

1839년 8월 프랑스 학사원에서 다게르에 의해 사진술이 공표되고 겨우 한세기 반이 지났을 뿐인데 우리는 어느덧 사진이 범람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진실을 전달해주는 사진은 보기 드물고 소비성을 조장하는 종류의 사진만이 넘치는 시대다. '사진의 본질은 대상을 정확하게 재현하는 것'이라는 극히 평범한 말이 점차 퇴색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사진의 역할이 다양해진 탓도 있지만 그보다는 사진의 오용과 남용의 결과로서의 성격이짙다.

사진이 이 땅에서 제 본성대로 자라지 못하고 접붙인 다른 종류의 꽃만을 피우고 있는 것은 '사진이란 무엇인가'라는 지극히 원칙론적이며 상식적인 질문과 토론이 배제된 채 이 땅에 슬그머니제 형편대로만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사진사적 관점에서 볼때 현대사진의 흐름은 리얼리티의 추구이다.

과학자들이 우주의 감춰진 실재를 규명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모든 존재의 리얼리티를 밝히는 현대예술에서 사진도 결코 예외일 수는 없다.

금세기 예술의 일반적 경향이 진실성을 내포한 리얼리티의 발견이듯, 자기가 처해있는 세대의시대정신에 투철한 사람만이 역사 흐름의 동행자가 될 것이며 현대사진도 이들에 의해서만 면면히 역사의 궤도를 따라갈 것이다.

사진도 시대정신의 산물이다.

최선을 다해 솔직하게 카메라를 사용하며 대상의 외관을 통해 내면의 의미를 표현하는 것. 곧인간과 자연의 세계를 파헤쳐 해석하고 발견해내는 중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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