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성군이 금모으기 행사를 벌인 9일 허름한 옷차림의 사람들이 몇명 섞여 있었다. 공무원과임협-축협-우체국 등 각종 기관-단체 직원 대상의 금모으기인 만큼 자연 이들에게 뭇사람의 눈길이 쏠렸다. 이들은 달성군 소속의 환경미화원 8명.
맨 앞 줄에 섰던 유가면 근무 정구야씨(55)는 가난하게 살아 아내에게 금붙이 하나 못사주다 4년전 처음 선물했던 금목걸이 13.5돈쭝을 들고 있었다. 정씨는 "나라사정이 내 사정"아니냐면서 "학교간 딸이 돌아오면 얼마전 사준 금반지 1.5돈쭝도 마저 받아 주택은행에 가져갈 생각"이라고 했다.
화원읍에 근무하는 이경철씨(35)는 장롱 속의 금은 물론 부부가 끼고 있던 결혼반지와 아이 돌반지, 어머니에게 선물한 효도 목걸이 등 무려 35돈쭝을 내놓았다. 이씨는 "경기가 풀리면 다시 선물하면 될게 아니냐"고 했다.
지난해 7월 취직했다는 김인권씨(48·유가면사무소)는 자신은 일용직이지만 논농사도 얼마 있어먹고 살 걱정이 없으나 부도-실직에 고통받는 사람들을 보고 있을수만 없었다고 안타까워 했다.옥포면사무소의 정용탁씨(43)는 "종이 고철 음식 가구 등 아까운 자원이 무심코 버려져 경제가 어려워졌을 것"이라며 "금모으기도 좋지만 쓰레기 줄이기 운동도 미룰 일이 아니다"고 제안했다.이들 건강한 환경미화원들이 모은 금은 감정 결과 모두 91돈쭝(미화 2천4백60달러어치). 이같은정성 덕분에 달성군은 이날 2천9백60돈쭝 8만달러(1억2천만원)어치의 금을 모아 주택은행 송현지점에 냈다.
〈崔在王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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