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흉부외과 수련의 배지훈씨

"피곤하고 잠도 부족한 생활이지만 그만큼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종합병원에서 젊음을 불사르는 흉부외과 의사 배지훈씨(27)는 하루 24시간이 부족하다. 연일 계속되는 야간당직과 일주일에 두번꼴로 실시되는 심장수술로 고달프지만 시간이 어떻게 지나는지 모를 정도로 일에 몰두하고 있다.

지난해 초 가톨릭의대를 졸업하고 가톨릭병원에서 1년간 정신없이 바쁜 인턴시절을 보낸 그는 3월이면 레지던트 1년차가 된다. 잡일과 심부름을 도맡아하다 지난해 12월부터 직접 환자를 보살피며 어엿한 의사가 돼가고 있다.

당초 그는 수술에 자신이 없어 내과나 소아과를 지원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흉부외과에서 수련하면서 수술에 자신을 얻게 됐고 주위에서도 그를 격려, 흉부외과쪽으로 진로를 굳혔다. 이 결정에는 가톨릭의대 1회 졸업생이라는 선배로서의 책임감도 작용했다.

심장수술은 보통 10~12시간이 걸리는 대수술. 환자에게 인공호흡기를 부착하고 살아있는 심장을만지며 가벼운 흥분을 느끼지만 냉정한 손길로 환자의 건강을 되찾게 한다. 수술후 1~2일은 환자를 주의해서 지켜봐야 하기 때문에 잠시라도 긴장을 늦출수 없다. 환자 곁에서 대기하다 이상 증세가 나타나면 즉시 달려가 응급조치를 취해야 하기 때문이다.

바쁜 생활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일의 매력을 즐기고 있다. 이런 여유(?)를 가지게 된 것은 그가속한 흉부외과팀이 화목하고 탄탄한 팀웍을 갖추고 있기 때문. 심장수술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수술진의 훌륭한 팀워크가 밑받침이 돼야 하는데 가톨릭병원 흉부외과팀은 선후배들이 끈끈한 정으로 뭉쳐있어 환자들로부터 신뢰를 얻기에 충분하다.

배씨는 초등학교 4학년때 유학하는 아버지를 따라 영국에 가 고1때까지 생활했다. 어렸을때 모험심과 호기심이 강해 해저탐사분야에 관심이 많았으나 외할머니의 죽음을 겪으면서 의사가 되기로결심했다. 외할머니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귀국을 서두르던 중 돌아가시자 임종을 지키지 못한 어머니가 회한섞인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고 의사가 되기로 했던 것.

배씨는 "앞으로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해 국내 흉부외과 분야의 최고 의사가 되고 싶습니다" 라고진지하게 말했다.

〈金知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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