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문화무역전쟁시대 진입 다음 세기는 문화전쟁의 시대. 21세기 문화전쟁은 문화교류 대신 문화무역의 시대로 바뀐다는 것이 관계전문가들의 공통된 예측이다. 영상매체를 중심으로 한 다국적 문화가 타문화에 침투하여소비시장화 하려는 전략이 구사돼 문화에도 생존경쟁 시대가 온다는 것.
미국의 한 연구소는 영상문화산업이 2015년쯤 세계총생산액의 35%%에 이르고 문화를 중심으로세계질서가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주거 교육 정보 등 모든 환경이 문화와 접목되면서 세계 각국과 지방자치단체들이 경쟁력있는 문화산업 육성에 사활을 걸게 된다는 것.
그러면 지역의 문화실상은 어떠한가. 안동대 임재해 교수는 "문화도시라는 허명속에 안주해 온 지역문화산업은 국내에서조차 경쟁력을 상실했다"고 지적했다. 세계에 내놓을 만한 문화상품이나 예술인은 찾아 볼 수도 없다.
지난해 매일신문사가 대구시민 6백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78%%가 대구시는 문화도시가아니라고 응답했다. 특색있고 볼 만한 문화가 없다는 것이다.
문화행사의 경우 대구에 20여개, 경북에 30여개 축제가 있지만 특색없는 백화점식 종합축제에 머물고 있다. 체육대회를 겸한 동원식 행사에 그쳐 외국 관광객은커녕 시민들에게조차 외면받고 있다.
반면 광주시는 지난 95년부터 국제미술제인 '광주비엔날레'를 개최, 독특한 지역문화를 창출하는데 성공했다. 세계적 문화도시로 발돋움하게 된것이다.
부산시도 96년 9월 '부산국제영화제'를 열기 시작해 수십만명이 찾는 세계적인 행사로 발전시켰다.
지역문화의 불모는 21세기 새 문화를 창출할 비전을 가진 전문가와 구심체가 없다는데 연유한다.지난 96년 세계유명판화전 대구유치안이 제안됐을때 미적거린 대구시와 달리 목포시는 상품성을인정, 이를 재빨리 유치했다.
문화선진국들에서는 중·소도시지만 참신한 아이디어로 세계적 문화상품을 만든 예가 많다. 미국서부의 계곡속에 만들어진 '세도나' 예술가 마을은 연간 4백만명이 찾는 관광명소. 작은 마을이지만 예술가 마을답게 일년 내내 영화제, 미술제 등이 개최된다. 음악콘서트가 끊이지 않으며 백만개가 넘는 전구와 만여가지의 조명이 밤하늘을 수놓는 조명페스티벌과 같은 독특한 행사도 연중기획되고 있다.
스위스 바젤은 15만의 작은 도시지만 전도시가 하나의 예술품이다. 동화속 도시처럼 골목골목을재미있게 꾸미고 경관 하나에조차 눈길을 끌 수 있도록 만들었다. 유명예술인을 유도, 연중 거리공연과 전시회를 열기도한다.
독일 뮌스터 환경조각전은 미술관 미술을 도시공간으로 확장시킨 예술축제형식으로 유럽관광객을끈다. 세계적인 작가들이 참여, 도시전체를 미술공간으로 활용하면서 전시용 작업에 그치지 않고작품을 도시환경조각으로 기능하게 한다.
한양대 윤재근 교수는 "21세기 문화전쟁에서의 패배는 정치·경제·사회의 패배를 의미하는 것"이라며 "꾸준한 투자와 독특한 아이디어로 특색있는 지역축제, 세계 유명예술가들이 찾을 수 있는창작환경과 시설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李春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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