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혈세 좀먹는 행태 잘라내야

정부투자기관, 연구기관, 국가기금등이 너무 방만하게 예산을 물쓰듯 인건비로 전용해왔다는 감사결과와 국회의원회관등 공공건물의 난방온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환경연합의 보고서는 기가 막힌다. 한마디로 국가부도위기가 어디서 비롯됐고 아직도 정신못차리고 흥청망청하는 무풍지대가 엄존함을 여실히 보여준 현주소였다.

96년말~97년 약1년간의 정부투자기관등의 예산운용실태에 대한 감사원감사결과 내용을 보면 벌어진 입을 다물수가 없다. 산은총재의 급여를 3년간 90%%나 올렸고 전 투자기관의 임금인상폭이정부가이드라인보다 10~46%%포인트나 높게 책정했다는 것이다. 한국통신등 7개기관은 6백55명을별도정원으로 채용, 운용해왔고 기계연구원등 25개 정부출연연구기관은 자체수입금을 적게 잡는대신 국고출연금을 1천억원이나 수령, 직원들의 상여금 수당 운영비명목으로 낭비했다는 것이다.그뿐만 아니다. 기술신용보증기금은 실적도 업무도 별로 없는 지점48개소를 증설, 1백억원을 낭비했고 대통령승인없이 부처 장관임의로 운영해 부실우려가 있는 기금도 무려 40종에 이른다고 했다. 결론적으로 이같은 행위는 국민들의 혈세를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확보해놓고 그들의 사복을 채우는 데만 급급해왔다는 얘기로 압축된다. 기업체에선 한자리수 인상도 어려운 형편이라는이유로 임금동결추세마저 감내했던 점에 비하면 이건 분명 별천지에서 특혜도 이만저만 누린게아니다. 뒤집어 지적하면 국민들은 죽거나 말거나 우리배나 맘껏 채우면 그만이라는 극단적인 이기주의의 발로가 아닌가. 이게 정부투 未璲 준공무원들의 행태란 말인가. 국익을 위해 연구실적을 올려달라는 연구기관에서 이런 비도덕적이고 불법적인 행태가 빚어졌다면 이 나라는 이미 망할 수밖에 없는 근원적 병원체를 내부에서 살찌우고 있었다는 결론에 이른다.

정부는 이들의 행태에 대한 국민적 공분을 어떻게 삭여줄 것인가. IMF한파에 떨면서 생존자체에매달려 있는 전국민들은 그래도 나라를 살리자고 금모으기를 하고 더 못사는 이웃을 돕기위해 박봉의 생계비를 쪼개서 성금으로 내고있는 판국이다. 국민들의 입장에선 도저히 용납될 수없는 죄악을 저지른 것이다. 뿐만아니라 기름값 걱정에 추운 사무실이나 방에서 대부분의 국민들은 추위를 감내하는 판국에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들은 더운 난방에 겨워 창문을 열고 있다니 이게 진정 국민의 대표란 말인가. 또 '작은정부'를 만들어 초긴축예산으로 정부가 모범을 보여야 할 판국에 중앙부처 내무부등 공공청사의 난방온도도 지침조차 없이 턱없이 높여 에너지를 낭비한다는사실은 정말 개탄하지 않을수 없다. 개혁차원에서 철저한 조사로 과감하게 문책할 것을 촉구하며그 결과를 국민과 함께 지켜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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