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버설발레단(단장 문훈숙)의 발레극'호두까기 인형'이 공연된 14일 오후 대구시민회관 대극장에는 어딘지 낯설어하고 수줍어하는듯한 한무리의 아이들이 관객으로 들어왔다.대구시내 16개 보육원에서 온 3백87명의 아이들. 1층의 노른자리인 앞좌석에 앉아 함박눈 내리는전나무숲속에서의 눈의 왕과 여왕의 2인무, 과자왕국에서 펼쳐지는 설탕요정과 왕자의 춤, 양치기목동과 양, 늑대의 춤 등 2시간동안 환상의 나라에서 펼쳐지는 즐겁고 아름다운 장면들에 홀린듯시선을 떼지못했다.
대다수 아이들에겐 아마도 난생 처음인 이날의 발레공연 관람은 지난해 12월 출범한 신생 여성클럽 '21세기 대구.경북여성포럼'(회장 한은미.김천전문대교수)의 사랑나누기에서 비롯됐다. 창립총회때 이미 대구 성화양로원, 김천 베다니성화원과 결연을 맺었을만큼 이웃사랑에 관심이 많은 이들은 같은 회원이자 이번공연주관처인 대구무용단 백현순단장과 함께 문화예술의 소외지대인 보육원 아이들을 초청하자는데 뜻을 모았다. 30여명의 회원들이 선뜻 10장, 20장씩 티켓을 구입했고백단장은 대폭적인 가격인하(?)의 도움을 주었다. 이렇게 해서 대구의 19개 보육원중 16곳에서 아이들을 보내왔고 전체 보육원아동 1천2백여명중 3분의 1이 꿈속에서나 보던 발레공연을 볼 수가있었다.
이날 혜육원 아이들과 함께 온 관계자 문정자씨는 "자기표현을 잘 하지 않는 아이들이지만 아마도 천국에라도 갔다온 기분일것"이라며 아이들의 기분을 대신 전해주었다.
"속으로는 즐거우면서도 박수치는것조차 수줍어하는 모습이 더욱 가슴아프다"는 한은미회장은 입속말처럼 중얼거렸다. "상처를 지닌 그 아이들에게 예쁜 꿈을 키워주는 씨앗이 됐으면…"〈全敬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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