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MBC특별기획 '종이의 나라'

세계 최초로 닥나무를 이용해 종이를 만들고 일본에 전파한 종이의 나라. 그러나 전통 한지(韓紙)제조방법은 잊어버린 채 일본식 화지(和紙)를 무형문화재로까지 지정해 놓은 현실을 아는 우리나라 사람은 얼마나 될까?

대구MBC는 22일 오후7시30분 특별기획 '종이의 나라'(연출 이원욱)에서 '문화종주국'의 자존심까지 도둑질당한 오늘의 모습을 한.일간의 종이문화 비교를 통해 점검한다.

일본 후꾸이현 오까모도 신사. 일본인들은 신사에 모셔진 지조(紙祖. 종이의 조상)가 한반도에서건너온 여인이라며 받들고 있다. 그러나 으쓱해질 겨를이 없다. 한지를 개량한 일본 화지가 일제강점기 이후 한반도를 아직까지 잠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 발견된 88년에도 일본 기술자들에게 훼손된 종이의 보수를 맡겨야 했습니다. 한지와는 성질이 다른 화지가 사용됐지만 아무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있어요" 이원욱 PD는한지를 특산물로 하는 전주에서조차 일제가 대량생산을 위해 보급시킨 개량한지를 지금껏 만들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종이의 나라' 제작진은 3개월 동안 일본과 한국을 오가면서 한지와 화지가 어떤 차이점을 가지고있는지를 확인하고 한지의 우수성을 과학적으로도 검증했다. 이 PD는 "중요한 것은 두나라의 제작방법 차이가 아니라 현재 어떻게 보존.계승하고 있느냐 하는 것"이라며 "명함, 공예품 심지어 포장지로까지 전통 종이를 사용하며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은 일본의 모습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덧붙였다.

〈申靑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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