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업구조조정-재벌 고통분담 우선

김당선자는 TV대화를 통해 자신의 기업관 특히 재벌관을 분명히 밝혔다. 정리해고 등 노동자의고통분담을 유도하기 위한 측면도 없지 않는 듯 했으나 그의 표현처럼 '과거에는 상상도 못한'요구를 내놓았다. 그는 이어 "적당히 말로만 하고 국민을 속이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노동자들이할 만큼 했다고 할 때까지 하겠다"고 강조했다. IMF관리체제라는 비상사태가 김당선자의 목소리를 더 강하고 뚜렷하게 만든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케 할 정도였다.

그는 이날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대표의 재벌에 대한 고통우선 요구와 관련, 이같이 답한 뒤 재벌의 업종전문화와 관련, "주력기업을 빼고는 모두 정리하게 만들겠다"고 했고 "IMF고통분담의 우선순위는 재벌이 돼야 한다는데 이론이 없다"고 분명한 어조로 말했다.

김당선자는 이어 정경유착시대의 종식을 선언했다. 지정기탁금의 사례를 들어 김당선자는 "나는어느 기업인에게도 빚진 게 없다"고 강조한 뒤 "우리는 빚진 것이 없어 정경유착을 할 이유가 없다"고 못박았다.

김당선자는 또 결합재무제표의 도입, 상호지급보증금지, 기업총수의 사재 투자, 경영부실시 재벌총수의 퇴진 등 재벌에 제시한 가이드 라인을 다시 한번 설명했다. 그리고 경영투명성의 보장을 위해 소액주주의 권한을 보장하고 사외이사제를 도입, 경영을 감독하고 간여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의 실시도 약속했다.

김당선자는 그러나 노동계의 소유와 경영의 분리 요구에 대해서는 "오너(기업주)에게 무한책임을묻겠지만 오너와 전문경영인 가운데 누가 더 잘하느냐의 문제는 기업에 따라 다른 것"이라며 "과거처럼 오너가 자의적이고 불법적으로 경영하는 경우는 없겠지만 누가 경영하든 잘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무리하고 졸속한 기업의 구조조정에는 반대한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김당선자는 "구조조정도 기업을 살리면서 하는 것"이라며 "기업이 감당할 수 없는 요구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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