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耳順)을 바라보는 나이. 그러나 김중광씨(58·대구시 남구 대명4동)는 아직도 학생이다. 김씨가 다니는 학교는 대구 3공단내에 있는 '대구 직업전문학교'. 지난해 3월 입학해 '특수용접'을 배우고 있는 김씨는 다음달 27일 수료식을 앞두고 있다.
"인생은 60부터에요. 남들은 그 나이에 무슨 궁상이냐고 핀잔을 주지만 제가 가는 길이 웃음거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종업원 40명을 거느린 주강업체를 15년간 경영하기도 했던 김씨. 전망이 밝은 용접기술을 배워 새로운 사업을 시작해 보려는 꿈을 갖고 있다. 특수용접은 자동차·선박·농기계 부품 제조공정에서필수적인 기술이지만 국내 전문인력은 수요에 비해 턱없이 모자란다는 것.
"요즘 젊은 사람들은 툭 하면 일자리가 없다느니, 도무지 희망이 없다는 둥 온갖 얘기를 다 늘어놓습니다. 저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말이에요. 찾으면 얼마든지 있습니다. 배우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기울이는 사람에게만 기회가 주어진다는 평범한 진리를 잊어서는 안됩니다"특수용접과 전기용접 2급 자격증을 딴 김씨는 기억력이 젊은 사람보다 떨어져 서너배의 노력을기울여야만 했다. 1년간 결석 한번 하지 않았고 눈이 침침해 돋보기로 넘겨다 보는 교재의 깨알같은 글씨와 밤마다 씨름해야만 했다.
김씨의 학력은 대졸. 가정형편 때문에 중학교를 중퇴한후 틈틈이 짬을 내 야간대학이지만 학사모까지 썼다. 그렇지만 기술에 대한 미련은 학사모로 만족되지 않았다.
"저에게 기술을 가르치는 선생님은 나이가 한참 어리죠. 그렇다고 '나는 나이가 많으니까…'하며특혜를 요구한 적은 없습니다. 그런 생각이 들지 않는다는 것은 거짓말이겠지만 그런 생각에 사로잡혀 배워야 할 것을 놓칠 수는 없습니다"
수업이 끝난 오후. 모두가 떠나버린 작업실에서 혼자 실습에 열중하는 김씨는 '인생은 60부터'라는 말을 몸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崔敬喆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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