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리아 스완슨, 샤론 스톤, 클린트 이스트우드…. 멋있게 담배피우는 배우들이다.앞으로 흡연장면이 들어간 영화가 많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최근 앨 고어 미국부통령은 어린이들의 흡연을 줄이기 위해 영화의 흡연장면을 줄이도록 미국 배우협회와 감독조합, 극작가조합등에요청했다. 현재 77%%의 영화에 흡연장면이 나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우리나라에 담배소비량이 많이 늘었다. 좌절과 슬픔이 더하면 담배가 그리워지는 모양이다. '담배'하면 생각나는 몇편의 영화들이 있다. 메케한 담배연기와는 달리 알싸하게 가슴을어루만져주는 영화들이다.
웨인 왕감독의 '스모크'는 제목대로 담배연기에 담은 인생이야기다. 영화의 주인공은 대개 술을마시는데 이 영화에선 담배를 피워댄다. 그리고 이들은 모두 고독하고 좌절한 인생의 패배자들이다. 작가 폴(월리엄 허트)은 담배사러 간 아내가 은행강도의 유탄에 맞아 죽자 아내를 잊지 못해담배를 피우고, 담배가게 주인 오기(하비 케이텔)는 다른 남자와 눈이 맞아 도망친 옛 애인을 잊기 위해 담배를 피운다. 이들의 담배에는 지난날의 향수가 자욱하게 서려있고, 삶에 대한 허무도진하게 배어있다.
미국에선 담배산업이 사양길에 접어들었다. 담배 피우는 것 역시 떳떳하지 못하게 인식되고 있다.그러나 영화속의 담배에는 남자들만의 우정과 공감, 회한이 절절하게 스며져 있다. 그리고 담배에는 인생의 맛을 새롭게 느끼는데 촉매제가 되기도 하고, 과거를 잊는 해독제가 되기도 한다.마틴 브레스트감독의 '미드나이트 런'은 현상추적자와 마피아의 돈을 훔친 회계사의 인간미 넘치는 '동행'을 그린 영화다. 잭 왈쉬(로버트 드 니로)는 마피아의 뇌물을 거부하다 그들의 농간으로아내와 이혼까지 한 전직 경찰. 그가 현상금 10만달러를 벌기 위해 쫓는 존 마두카스(찰스 그로딘)는 마피아자금 1천5백만달러를 횡령해 불우이웃을 도운 '기이한' 회계사다. 거의 '사망선고'를받아놓은 거나 다름없다. 뉴욕에서 LA까지 대륙횡단하는 이들을 FBI와 마피아, 또다른 현상금 추적자가 추적하면서 존과 잭은 묘한 우정을 깨닫는다.
여기서 세명의 캐릭터들은 줄담배를 피운다. 잭과 FBI국장, 잭과 경쟁 현상금추적자. 모두 허무주의적이거나 '끝까지 간' 캐릭터다. 그러나 '스모크'와는 달리 담배는 유머의 윤활유역할을 한다.브라이언 드 팔머감독의 '칼리토'에서 칼리토(알 파치노)는 시가를 피운다.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길 건너편 연인의 발레를 그윽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칼리토. 갱영화이면서 멜로의 맛이어느 영화보다 절절했던 것도 '총과 담배'라는 절망스런 분위기였다.
〈金重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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