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멍드는 코리언 드림…

IMF경제위기로 국내 근로자들의 대량실업사태가 초래되자 국내에 취업한 동남아근로자들이 미운오리새끼로 전락, 직장에서 우리나라 근로자들로부터 폭행을 당하는등 인권침해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80년대후반 공산권 몰락후 동구인들이 대거 서방으로 몰려오자 위협을 느낀 서구의 근로자들이 이들을 적대시하던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구미가톨릭근로자센터 등 5개 사회단체에 따르면 지난 23일 구미공단 ㄷ사에서 중국인 여성근로자 난(蘭)모양(25)이 현장작업중 이 회사 관리자 우모씨(38)와 말다툼끝에 우씨가 "당장 출국하라"며 난양을 심한 욕설과 함께 폭행, 전치2주의 상처를입고 통원치료를 받고 있다.

또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말에는 같은 회사에 근무하던 동(童)모(26) 송(宋)모양(25)이 "한국말을 전혀 알아듣지 못한다"며 폭행을 당한후 동양이 도망, 불법근로자로 이곳저곳을 전전하고 있다는 것.

이때문에 구미공단에 근무하는 외국인 근로자들 상당수가 최근 불안에 떨며 구미가톨릭근로자센터, YMCA, 기독교상담소, 경실련, 기독교협인권위원회 등 사회단체에대책마련을 호소해 오고 있다.

이에따라 구미지역 5개 사회단체는 30일 공동성명서를 발표, "임금체불 실질임금하락의 고통을 받고있는 외국근로자들의 설움은 지난시절 우리 독일탄광근로자나 일제강제노역근로자들의 설움과 마찬가지가 아니겠느냐"며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냉정과 각성을 촉구했다.

한편 현재 구미공단에는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등 동남아 10개국에서 온 1천6백여명의 산업기술연수생과 1천3백여명의 불법취업자등 약 3천여명의 외국인근로자들이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구미·李弘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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