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하면 홈런을 친다음 두팔을 치켜들고 껑충껑충 뛰며 그라운드를 질주하는 모습이 떠오른다는 팬들이 많다.
덩치에 다소 어울리지 않는 이런 제스처가 나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데는 사연이 있다.대구상고 1년때 우리는 청룡기대회 2회전에서 대전고와 맞붙게 됐다. 나는 대회를 앞두고 연습도중 손가락을 다쳐 1차전에는 출전을 못하고 대전고와의 경기에서 팀이 리드당하자 6회 대타로 나가게 됐다.
비록 부상이었지만 이날 컨디션은 최고였는데 타석에 들어서니 공이 마치 보름달 같이 눈에 확 들어왔다. 무의식적으로 방망이를 휘둘렀는데 공은 정확히 가운데에 맞아 좌측 펜스를 훌쩍 넘기는홈런이었다.
마침 야간경기여서 화려한 조명탑의 불빛 속으로 빨려들듯 날아가는 공을 보니 마치 구름을 밟는듯한 황홀한 기분이었다. 흥분한 나는 헬멧을 벗어던지며 두팔을 치켜들고 껑충껑충 뛰면서 홈까지 들어왔다.
이 홈런은 청룡기 30년 사상 1학년생으로서는 첫 기록이었고 내 개인적으로는 전국대회 첫 홈런이었다.
이날 나의 홈런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경기에서 패해 "너 때문에 재수없어 졌다"며 선배들에게 몽둥이 찜질을 당했지만 맞으면서도 벌어지는 입을 다물수 없었다.
이때의 기억이 너무 크게 남았는지 이후 홈런을 치면 나도 모르게 이런 동작이 자연스럽게 나오게됐다.또 '떠버리'라 불릴만큼 유난스러웠던 목소리와 입심도 포수라는 위치의 특수성때문에 만들어진 것이다.
안방살림을 맡는 포수는 야수들에게 작전, 위치이동 등을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목소리가 커야 했는데 이때문에 고교 입학한뒤 벽만 쳐다보며 소리지르는 연습을 목에서 피가 날 정도로 했다. 마치 옛 명창들이 폭포수에서 피를 몇바가지 흘릴 정도로 면벽독공을 하는 것과 비슷했다.이래서 얻게된 '쉬고 째지는' 목소리는 여자들을 만날때면 핸디캡이 됐지만 언젠가 TV프로그램에나가 국악인, 성악인, 가수들이 참여한 목소리 크기 대회에서 우승을 하기도 했다.〈정리.許政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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